1103 – 발병전 내 몸의 이상신호 감지가 우선

한방진료를 하다 보면 많은 사람들이 몸이 아플 경우 바쁜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진통제를 먹거나 주사를 맞으면서 일을 계속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정말 바빠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성격이 급하고 빨리 통증에서부터 벗어나고 싶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런 반복된 습관으로 건강이 악화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우리 몸에서 발생하는 통증 신호는 근육이나 관절부위가 과부하되어 있으니 더 이상 과도하게 사용하면 안 된다는 경고가 되는 경우도 있고 스트레스가 많이 쌓였기 때문에 정신적 휴식이 필요하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

우리 신체 중에서 눈, 혓바닥, 입, 코, 귀는 우리 몸속에 중요한 다섯 가지 장부인 간, 심, 비, 폐, 신장인 오장에 이상이 생겼을 때 이상신호가 나타나는 부위이다. 예를 들면, 간에 피로가 쌓이면 눈이 충혈되기도 하고 스트레스로 심장에 열이 찬다면 혓바닥에 침이 마르게 되고 혓바늘이 돋기도 한다. 비위가 약해서 소화가 안되는 경우 입술이 부르트기도 하고 폐를 비롯한 호흡기가 약한 경우 콧물이 나거나 코가 막히게 된다.

신장이 약한 사람은 귀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기능인 청력이 약해지거나 균형감각이 떨어져서 쉽게 어지럼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이외에도 한방에서는 우리 몸에서 나타나는 작은 변화, 작은 신호조차도 소홀히 하지 않고 경락이나 음양오행의 관점에서 원인을 규명하고자 한다.

일전에 필자는 책을 통해서 하인리히 법칙에 대한 내용을 접하게 되었다. 이는 산업재해와 관련한 통계를 통해 발견된 법칙으로 우리 건강에 대한 신호를 무시할 경우 상당한 위험을 감내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도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학적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원래 하인리히 법칙은 어떤 상황에서든 문제되는 현상이나 오류를 초기에 신속히 발견해 대처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함과 동시에 초기에 신속히 대처하지 못할 경우 큰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한다.

미국의 한 여행 보험회사 관리자였던 하인리히가 7만5천 여건의 산업재해를 분석한 결과 발견해 낸 이 법칙은 공교롭게도 우리 인체에도 그대로 적용이 되고 있다. 하인리히는 큰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작은 사고가 29건이 발생하고 고장이나 이상 상태가 300건이 미리 발생한다고 하여 1:29:300의 법칙을 내놓았다.

우리 인체도 마찬가지이다. 예를 들면 중풍이라는 하나의 큰 병이 오기 전에 29번에 해당되는 언어의 어눌함, 편측 마비감이나 힘이 빠지는 증상, 복시 등을 경험하고 300번의 두통이나 어지럼증, 뒷골당김, 팔다리 저림, 만성피로 등의 증상을 경험한다는 것과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즉, 두통이나 어지럼증, 뒷목당김과 같은 증상들은 중풍에 비해서는 대단하지 않은 증상이지만, 소홀하게 생각할 경우 결국 큰 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법칙은 우리 몸에서도 중요한 이론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 인체도 눈의 충혈, 입마름, 두통, 어지럼증, 팔다리 저림 등의 증상에 대해서 그 원인을 살피고 관리를 철저히 한다면 우리 몸이 붕괴되는 상황을 충분히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발병전에 이상신호를 감지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