퀘벡주 곳곳에서 9월 30일 ‘전국 진실과 화해의 날(National Day for Truth and Reconciliation)’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이날은 연방 공휴일로, 원주민 기숙학교 생존자를 기리고 돌아오지 못한 어린이들을 추모하며, 캐나다 사회의 화해와 인식 제고를 위한 날이다. 동시에 ‘오렌지 셔츠 데이(Orange Shirt Day)’로도 불리며 원주민 공동체가 주도해 세대 간 상처와 그 영향을 사회에 환기시키고 있다.
연방 기관들은 휴무에 들어갔지만, 퀘벡 주정부는 이날을 법정 공휴일로 지정하지 않아 대부분의 학교와 공공 서비스는 정상 운영됐다. 그럼에도 원주민 공동체와 시민사회는 다양한 행사와 활동을 통해 화해의 의미를 함께했다.
가장 상징적인 행사는 오다낙에서 출발해 웬다케까지 200km를 도보와 카누로 이어가는 ‘마무 니칸테토(Mamu Nikantetau)’ 원정으로, 화요일 마지막 구간에서는 전통 춤과 연설이 함께한 폐막식이 진행됐다. 이 원정을 주도한 페사밋 출신 외과의사 스탠리 볼랑 박사는 어머니가 기숙학교에 강제로 보내졌던 아픈 과거를 떠올리며 “과거의 고통을 기억하되, 새로운 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400명이 참여를 원했다”며 인식과 관심이 커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웬다케에서 참가자들을 맞이한 이누족 여성 마리-마르트 말레크는 아들이 “아이들을 위해 한 발 한 발을 내딛었다”고 전한 사실에 눈물을 흘리며 감동을 전했다.
몬트리올에서는 사뮈엘 드 샹플랭 다리가 오렌지빛으로 물들었고, 네이티브 여성 보호소와 레질리앙스 몬트리올이 주관한 행진이 마운트 로열 공원에서 진행됐다. 몬트리올 식물원의 원주민 정원에서는 무료 체험 프로그램이 열려 방문객들이 원주민의 역사와 문화를 직접 체험하며 이해를 넓혔다.
대학과 지역 사회도 함께했다. 콩코디아와 맥길 대학교는 9월 내내 관련 행사를 이어왔고, 셰르브룩의 비숍 대학교는 캠퍼스 내 행진을 마련해 지역 주민들과 함께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동부 리스트구즈 미그맥 공동체에서는 주민들이 모여 만찬과 공동 활동을 진행했고, 북부 셰프빌에서는 지난해 별세한 이누 지도자 알렉상드르 나페스 맥켄지를 기리는 공원 명명식이 열렸다. 맥켄지는 원주민 철도회사 ‘치우에틴’을 비롯해 다양한 기관을 설립하며 공동체 발전과 문화 보존에 헌신한 인물로 평가된다.
이번 ‘진실과 화해의 날’을 맞아 퀘벡 전역의 시민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과거를 기억하고 미래의 관계를 되새겼다. 원주민과 비원주민 모두에게 이날은 공동의 역사를 돌아보고, 화해를 다짐하는 중요한 계기로 자리 잡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