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트리올, 신규 지하철역 5곳 명칭 발표…여성과 이민 공동체 기려

STM Website

발레리 플란테(Valerie Plante) 몬트리올 시장이 도심 동쪽 지역으로 확장되는 지하철 블루라인 구간에 새로 건설될 5개 역의 명칭을 발표했다.

플란테 시장은 이번 명칭 선정이 “몬트리올 역사에 중요한 흔적을 남긴 여성과 지역 공동체를 기념하기 위한 것”이라며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조했다.

새 역 중 베르티에르(Vertières) 역은 1803년 아이티 독립을 이끈 전투의 이름에서 따와 몬트리올 아이티 공동체의 기여를 기렸으며, 메리 투-액스-얼리(Mary Two-Axe-Earley) 역은 여성 인권 향상에 앞장선 카나와케 출신 원주민 활동가의 이름을 붙였다. 체지라-파리소토(Césira-Parisotto) 역은 몬트리올 이탈리아계 출신 수녀의 업적을, 마들렌-파랑(Madeleine-Parent) 역은 노동·여성운동가의 활동을 기념했다. 마지막으로 확장 구간의 종착지인 앙주(Anjou) 역은 동부 보로 이름을 그대로 따랐다.

이번 블루라인 확장 사업은 약 6km 터널과 5개 신규 역 건설을 포함하며, 사업비는 수십억 캐나다 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당국은 2031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완공 시 동부 지역 주민들의 통근 시간이 크게 단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민 반응은 엇갈린다. 일부 주민들은 역사적 인물과 공동체를 기린 명칭을 환영하며 “도시의 정체성과 다양성을 반영한 긍정적 변화”라고 평가했다. 반면 교통 전문가는 “역명 논의보다 더 시급한 것은 사업 지연과 비용 초과 문제”라며 우려를 제기했다. 실제로 블루라인 확장은 수차례 지연돼 왔으며, 예산 규모도 당초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상황이다.

정치적 파장도 불가피하다. 플란테 시장은 이번 발표를 통해 동부 지역 교통 불균형 해소 의지를 부각했지만, 반대파는 “명칭 선정보다 인프라 완공 시기를 앞당기는 것이 우선”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규모 인프라 사업이 시장의 정치적 성과로 연결될지 주목된다.

시장은 “지하철 확장은 단순한 교통망 확충이 아니라 도시가 지닌 역사와 가치를 반영하는 일”이라며 “향후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시민 의견을 계속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