퀘벡 르고 총리 사임…집권 7년여 만에 퇴장, 10월 선거 앞 정국 급변

프랑수아 르고(François Legault) 퀘벡주 총리가 집권 7년여 만에 사임을 선언했다. 지지율 하락과 각종 정책 논란 속에 오는 10월 주 선거가 다가오면서 퀘벡 정국은 갑작스러운 지도부 교체 국면에 들어가게 됐다.

르고 총리는 14일 퀘벡시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많은 퀘벡 주민들이 무엇보다 변화를, 특히 총리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느끼고 있다”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그는 “나는 매일 아침 ‘퀘벡 주민들에게 가장 좋은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며 일을 해왔다. 항상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가진 모든 에너지로 최선을 다했다”며 “당을 위해서, 그리고 무엇보다 퀘벡을 위해 오늘 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르고 총리는 다만 집권당인 미래연합(Coalition Avenir Québec·CAQ)의 새 대표가 선출될 때까지 총리직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CAQ는 르고 총리가 2011년 공동 창당한 정당으로, 그는 2018년 총선에서 승리하며 퀘벡 정권 교체를 이끈 바 있다.

이번 사임으로 CAQ는 예기치 못한 당대표 선출 경쟁에 돌입하게 됐다. 특히 주선거가 불과 몇 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여당이 지도부 공백을 맞으면서 정치권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퀘벡 자유당(PLQ) 역시 지난해 12월 파블로 로드리게스(Pablo Rodriguez) 대표가 사퇴해 주요 정당 가운데 2곳이 동시에 지도부가 부재한 상태다.

르고 총리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방역과 공중보건 정책을 주도하며 강한 지도력을 과시했고, CAQ는 두 차례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며 다수 정부를 구성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당 지지율은 급격히 하락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CAQ 소속 주의원 6명이 이탈했으며, 이 가운데 5명은 무소속으로 의회에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론조사에서는 CAQ가 퀘벡당(Parti Québécois)과 자유당에 밀려 3위권으로 떨어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르고 정부는 임기 후반 들어 연이은 악재에 시달렸다. 주 자동차보험공사 시스템 개편 사업인 ‘SAAQclic’은 약 5억 달러 규모의 비용 초과 논란으로 도마에 올랐고, 핵심 산업 전략으로 추진되던 노스볼트(Northvolt) 배터리 프로젝트도 좌초 위기에 직면했다. 의료 시스템의 만성적 적체와 인력 부족 문제, 교사 부족과 교육 현장 혼란 등도 해결되지 않은 현안으로 지적돼 왔다.

또한 세속주의 법안(Bill 21), 프랑스어 헌장 개정안(Bill 96), 의사 보수를 성과와 연계하는 법안(Bill 2) 등 논쟁적 입법들이 잇따르면서 사회적 갈등이 이어졌다. 르고 총리는 2018년 집권 당시 공공부문 관료 조직 축소를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실제로는 정부 규모가 확대됐다는 비판도 받았다.

한편 르고 총리의 후임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여론조사기관 SOM은 유력 후보로 시몬 졸랭-바레트(Simon Jolin-Barrette) 법무장관과 소니아 르벨(Sonia LeBel) 교육장관을 거론했으며, 크리스티앙 뒤베(Christian Dubé), 주느비에브 기보(Geneviève Guilbault) 등도 후보군으로 언급됐다. 크리스틴 프레셰트(Christine Fréchette) 경제장관과 베르나르 드랭빌(Bernard Drainville) 환경장관 역시 잠재적 후계자로 거론되고 있다.

퀘벡 주 선거는 오는 10월 5일 실시될 예정이다. 르고 총리가 후임 선출 전까지 총리직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CAQ가 짧은 시간 안에 지도부 교체와 선거 체제 정비를 동시에 추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