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ck Friday ‘시즌’으로 확대…소비 위축 속 기업들, 장기 할인전으로 고객 잡기 총력

캐나다 전역에서 소매업계가 블랙프라이데이 시즌 매출을 잡기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다. 올해는 소비자들의 지출 축소가 확실시되면서, 기업들은 단 하루의 대규모 할인 행사를 넘어 주말·주간 단위를 지나 사실상 한 달 이상 지속되는 ‘블랙프라이데이 시즌’ 전략을 택하고 있다.

캐나다소매협회(Retail Council of Canada·RCC)에 따르면 대형 유통업체는 물론 중소상인들까지 소비 심리를 선점하기 위해 11월 초부터 할인 행사를 시작해 연말까지 이어가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RCC 마케팅·회원 부문 부대표 산토 리고티(Santo Ligotti)는 “지금의 블랙프라이데이는 더 이상 ‘하루 행사’가 아니다”라며 “영리한 소매업체들은 긴 세일 기간 동안 다양한 혜택을 지속적으로 제공해 소비자를 유치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소비자들은 높은 물가와 경제 불확실성으로 지출을 줄이고 있으며, 각종 설문조사에서도 캐나다인의 휴일 시즌 소비 위축이 두드러졌다. 캐나다은행의 최근 소비자 조사 역시 무역 긴장과 경제 불확실성이 가계 지출 기대치를 크게 낮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가격”이 올해 쇼핑 결정의 절대적 기준이 되고 있으며, 많은 소비자들이 ‘할인 시점까지 기다렸다 구매하기’, ‘가격 비교’, ‘할인 상품 중심 구매’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

이 같은 소비 트렌드는 중소업체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온타리오주 윈저에서 소규모 선물·생활용품점을 운영하는 애니 반리봉(Annie Vanrivong)은 올해 처음으로 블랙프라이데이 세일을 진행하기로 했다. 그는 “물가 상승과 관세 영향으로 가격이 전반적으로 올라 고객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50%까지 할인해도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매장 방문객과 재고 소진을 위해 필요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퀘벡과 온타리오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가구·홈데코 업체 VdeV 역시 최근 몇 년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시작했다. 대표 패니 베르뇰 드 빌레르(Fanny Vergnolle de Villers)는 “대기업들이 대대적으로 할인하니 손님들도 자연스럽게 기대한다”며 “소비자들의 예산이 전보다 빠듯해진 것이 체감된다”고 설명했다.

대형 유통업체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블랙프라이데이 전략을 확장해왔으며, 올해 역시 추세를 강화하고 있다. 베스트바이는 11월 3일부터 세일을 시작해 최대 할인 기간을 11월 28일까지 유지하며, 연말까지 추가 프로모션을 이어갈 예정이다. 베스트바이 캐나다의 매장 책임자 조 콜루치(Joe Colucci)는 “고객들이 더 여유롭게 쇼핑할 수 있도록 할인 기간을 분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월마트 역시 지난해보다 더 강력한 할인폭을 제공하며 장기간 안정적인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월마트 최고재무책임자 존 데이비드 레이니(John David Rainey)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올해 휴일 쇼핑 시즌이 좋은 출발을 보였다”며 “고객들이 적극적으로 할인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제적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캐나다 소비자들의 연말 쇼핑 수요를 붙잡기 위한 소매업계의 경쟁은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업체들은 장기 할인 전략과 공격적 가격 책정을 내세워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