퀘벡 주정부가 시행한 학교 내 휴대전화 전면 금지 조치가 학생들의 집중력과 사회적 교류를 개선하는 데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학생과 학교 관계자들은 휴대전화 사용이 제한되면서 교내 분위기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고 입을 모은다.
연말 방학을 앞둔 최근 몬트리올 남부 사우스쇼어 지역의 몽세뉴르-A.-M.-파랑 고등학교에서는 점심시간 종소리와 함께 학생들이 복도로 쏟아져 나왔다. 교내 라디오에서 크리스마스 음악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일부 학생들은 카드게임을 하거나 핑퐁과 보드게임을 즐기며 시간을 보냈다.
11학년 콘스탕스 부아(Constance Boie) 학생은 “예전에는 대부분 휴대전화를 보며 게임을 했지만, 지금은 함께 놀거나 대화를 나누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셸비 미클레트(Shelby Miclette) 학생 역시 “원래 내성적인 편인데, 휴대전화가 없으니 자연스럽게 다른 친구들과 더 많이 이야기하게 됐다”며 “사람들 속으로 한 발 더 나아가게 된 느낌”이라고 전했다.
퀘벡주에서는 지난해 1월부터 수업 시간 중 휴대전화 사용이 원칙적으로 금지됐으며, 올가을부터는 초·중·고등학교 교내 전 구역에서 하루 종일 휴대전화 사용이 제한됐다. 쉬는 시간과 복도, 점심시간도 예외가 아니다.
몽세뉴르-A.-M.-파랑 고등학교의 멜라니 라쿠르스(Mélanie Lacourse) 교장은 이번 조치 이후 학생들의 사회성, 신체 활동, 학업 태도 전반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이 서로 이야기하며 웃는 모습이 많아졌고, 다소 시끄러워지긴 했지만 그만큼 활기가 느껴진다”며 “고립감이 줄어든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설명했다. 이어 “쉬는 시간에 몸을 움직이거나 친구들과 시간을 보낸 학생들이 수업에 더 잘 집중한다는 점도 분명해졌다”고 덧붙였다.
퀘벡시 인근의 세미네르 생프랑수아 중등학교 관계자도 휴대전화 금지가 학생들의 사회적 기술 향상에 ‘큰 효과’를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전에는 수업 사이마다 휴대전화를 꺼내 들었지만, 지금은 학생들이 웃고 떠들며 자연스럽게 어울린다”며 “복도에서 들리는 소리만 봐도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걸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고학년 학생들의 반발이 있었지만, 전반적으로는 큰 혼란 없이 제도가 정착됐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 역시 이러한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몬트리올 생쥐스틴 병원 연구센터 소속 임상심리학자 린다 S. 파가니(Linda S. Pagani)는 청소년의 과도한 휴대전화 사용이 학습뿐 아니라 인격 형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그는 “휴대전화는 청소년이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경험과 과제를 지연시키는 요인”이라며 “장시간의 디지털 노출은 인지적 과부하를 유발해 학습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손으로 필기하고 메모하는 활동이 학습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부 학교에서는 교내에서 사용되는 디지털 기기 자체에 대한 재검토도 이뤄지고 있다. 세미네르 생프랑수아 측은 태블릿이 학습 도구이면서 동시에 오락 수단으로 활용돼 관리와 감독에 어려움이 있다며, 내년부터는 노트북 중심의 수업 환경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학교 현장과 전문가들의 평가를 종합하면, 휴대전화 금지 조치는 단순한 규제에 그치지 않고 학생들의 관계 형성과 학습 환경 전반에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