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카니(Mark Carney) 캐나다 총리는 지난 1일 스티븐 길보(Steven Guilbeault) 당시 장관의 사퇴로 공석이 된 ‘캐나다 정체성과 문화부’ 장관직에 마크 밀러(Marc Miller) 의원을 임명했다. 밀러는 동시에 ‘공식언어 담당 장관’ 직무도 넘겨받는다.
임명 발표는 이날 오후 리도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공식화됐다. 메리 사이먼 캐나다 총독이 주재한 이번 행사는 지난달 호흡기 질환으로 입원했던 사이먼 총독의 첫 공식 복귀 일정이기도 했다.
밀러는 카니 정부 출범 이후 내각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그 전까지는 이민부 장관, 원주민 서비스 장관, 크라운-원주민 관계 장관 등 주요 직책을 맡아왔다. 이번 인사로 그는 다시 연방 내각에 복귀하게 됐다. 그의 지역구는 길보 의원의 지역구와 인접한 몬트리올 인근 지역이다.
정부는 동시에 조엘 라이트바운드 공공조달부 장관을 새로운 ‘퀘벡 주무장관(Quebec lieutenant)’으로 지정했다. 길보 장관이 장기간 맡아온 역할이다. 또한 줄리 다브러신 환경부 장관은 앞으로 ‘환경·기후변화·자연부’ 장관이라는 새로운 명칭을 사용하며, 파크스캐나다(Parks Canada) 관할권도 인수한다.
길보 장관은 카니 총리가 앨버타 주와 체결한 에너지·송유관 관련 양해각서(MOU)에 강력 반발하며 지난주 전격 사퇴했다. 그는 성명에서 “정부가 기후 정책을 후퇴시키고 있다”고 비판하며, 특히 앨버타에 대한 전력규제 예외와 신규 송유관 논의 등을 “심각한 실수”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하원의원직은 유지한다.
카니 총리는 성명을 통해 “길보 장관의 헌신과 조언에 감사한다”며 “우리는 기후 목표에 대한 근본적 의지를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정책 접근 방식 차이를 인정하며 그의 잔류 결정에 환영 뜻을 전했다.
밀러 장관의 새 임무는 카니 정부가 미국의 강한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중요해졌다. 미국 정부는 캐나다의 ‘온라인스트리밍법’과 ‘온라인뉴스법’ 폐지를 요구하고 있으며, 이는 캐나다 콘텐츠 보호 및 플랫폼 규제와 직결된 사안이다.
또한 문화·정체성 부처는 인공지능(AI) 규제, 저작권 문제, 온라인 유해콘텐츠 대응 등 여러 부처와 권한이 겹치는 영역을 관리해야 하는 복잡한 역할을 맡게 된다. 취임 직후 밀러는 “온라인 유해행위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문제”라며 “내각 전체가 함께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수당 피에르 푸알리브르(Pierre Poilievre) 대표는 즉각 반발하며 “이민 시스템, 주거비, 식료품 가격, 치안 악화의 책임을 지닌 인물을 다시 내각에 넣었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