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트리올의 소라야 마르티네스 페라다(Soraya Martinez Ferrada) 시장이 최근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노숙 위기를 “전례 없는 수준”이라고 규정하며, 이를 새 행정부의 최우선 해결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페라다 시장은 1일 시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재 몬트리올이 직면한 노숙 위기는 과거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며 “지역 사회단체와 대화를 나눠보면 거리 노숙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누구나 인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당선된 페라다 시장은 취임 후 4년 안에 시내 곳곳에 형성된 노숙 텐트촌을 해소하고, 해당 거주자들이 주거지로 이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강제 철거는 하지 않겠다”며 당분간 텐트촌을 유지하되, 대안이 있는 경우에는 자발적 이동을 돕겠다고 강조했다.
시 정부는 이날 올겨울을 대비한 긴급 지원책도 발표했다. 페라다 시장은 “크리스마스 전까지 약 500개의 신규 쉼터 공간을 확보할 것”이라며 “현재 운영 중인 약 2,500개의 온열 쉼터에 더해 노숙인들의 혹한기 생존을 최우선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신규 공간은 도심과 외곽을 포함한 8~9곳에 설치될 예정이다.
또한 시는 시장, 공중보건국, 시 관계자, 지역 단체가 참여하는 **노숙 위기 대응 전담팀(Crisis Unit)**을 신설해 주 1회 회의를 통해 긴급한 필요를 파악하고 지원 조치를 즉시 시행할 계획이다. 페라다 시장은 “필요한 경우 겨울용 텐트와 침낭을 즉각 전달하는 등 보다 민첩한 대응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 행정부는 각 구(區)별로 제각각이던 노숙 텐트촌 대응 방식을 통일하기 위해 새로운 시 차원의 통합 프로토콜도 마련 중이다. 최근 시 북부 지역에서 진행된 정비 작업 중, 직원들이 텐트촌 주민의 소지품을 파손한 사건이 발생하자 시민사회와 정치권의 비판이 일었다. 해당 구청장은 이를 “오해에서 비롯된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사회적 논란은 이어졌다.
클로드 피나르(Claude Pinard) 시 집행위원장은 “거리의 텐트 하나하나가 우리 사회가 집단적으로 실패했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며 “궁극적인 목표는 예외 없이 모든 몬트리올 시민의 삶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캐나다 연방정부가 지난여름 발표한 국가 단위 노숙 실태 조사에 따르면 2024~2025년 조사 기간 동안 전국 74개 지역에서 노숙을 경험한 사람은 6만 명에 달했다. 이는 2020~2022년 조사 대비 79% 증가한 수치다. 다만 퀘벡주는 이번 조사에 참여하지 않아 실제 증가폭은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페라다 시장은 “노숙 문제는 더 이상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도시 전체의 문제이며, 정파적 논쟁이 아니라 공동의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도심의 안전과 존엄성을 회복하는 일에 시정의 모든 역량을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