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 전 폴리테크닉 몬트리올에서 발생한 여성 14명 희생 사건을 기리기 위해 설립된 장학 프로그램이 올해 대폭 확대됐다. 학교 측은 2014년부터 매년 한 명의 여성 공학도에게만 수여되던 ‘화이트 로즈(Order of the White Rose)’ 장학금을 올해는 14명에게 각각 5만 달러씩 지원한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장학금은 1989년 12월 6일 여성 혐오를 이유로 한 무차별 총격 사건의 희생자와 그 가족, 생존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올해 후원자가 크게 늘면서 14명에게 수여됐지만 이 중 4개의 장학금은 이번 연도만 확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마우드 코헨(Maud Cohen) 폴리테크닉 몬트리올 총장은 “올해 14명의 장학생을 지원하게 된 것은 큰 성과이지만 지속성을 위해 더 많은 후원이 필요하다”며 “장학금이 학생들의 삶과 진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번 장학생들은 퀘벡, 온타리오, 앨버타, 브리티시컬럼비아 등 캐나다 각지의 대학에서 석·박사 과정에 재학 중인 학생들로 구성됐다.
장학생 중 한 명인 앙젤린 라플뢰르(23)는 오타와대에서 전기공학·물리학 학사 학위를 취득한 뒤, 현재 워털루대에서 양자기술 분야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이다. 그는 “1989년 사건을 처음 들었을 때 큰 충격을 받았다”며 “꿈을 펼칠 기회조차 박탈당한 여성들을 생각하면 오늘날 여성 공학도가 설 자리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느끼게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라플뢰르는 이날 장학생 14명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며 “희생자들의 꿈을 이어가는 책임감을 느꼈다”며 “비극을 잊지 않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을 보며 큰 감동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코헨 총장은 1989년 당시 여성 비율이 11%에 불과했던 폴리테크닉의 공학 학부에서, 현재는 여학생 비율이 32%까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퀘벡 전체 기준으로도 공학계열 여성 비율이 당시 7~8%에서 현재 16% 수준까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폴리테크닉 몬트리올은 초등·중등 단계부터 여성 학생들의 과학·공학 진출을 장려하기 위해 학교 방문 프로그램, 캠프 지원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