퀘벡 주정부, 교육 예산 5억7천만 달러 대폭 삭감…교육계 “학생들 피해 불가피” 강력 반발

Bernard Drainville X

퀘벡 주 정부가 2025-2026 회계연도 교육 예산에서 총 5억6천770만 캐나다 달러를 삭감하겠다고 발표하자, 영어와 프랑스어 교육기관을 중심으로 강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교육계는 “학생들의 미래를 희생시키는 결정”이라며 정부의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주 정부는 이번 감축 조치로 영어 교육청과 프랑스어 서비스센터에 5억1천80만 캐나다 달러, 사립학교에 5천690만 캐나다 달러의 예산을 각각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12월 발표된 2억 달러 삭감안에 이은 추가 조치로, 불과 6개월 만에 교육 예산에서만 총 7억7천만 캐나다 달러 이상이 삭감된 셈이다.

조 오르토나(Joe Ortona) 퀘벡 영어교육청협회 회장은 이번 결정을 “수치스럽다”고 표현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정부는 어디를 줄이라고 말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운영하는 모든 서비스는 학생들에게 필수적인 것들”이라며 “결국 아침 급식을 중단하거나, 낙제 위기 학생을 위한 과외를 없애는 식의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오르토나 회장은 또 “프랑스어권 교육청들도 정부 결정에 불만이 많지만, 정치적 구조상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며 “일부 교육청은 무려 1억 달러에 가까운 삭감을 요구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레스터 B. 피어슨 교육청 이사회 의장인 주디스 켈리(Judith Kelley)도 “우리 교육청의 경우 총 4억 달러 예산 중 3천200만 달러를 줄여야 한다”며 “인건비는 고정되어 있어 어디서 예산을 감축할지 막막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녀는 “교육부는 ‘교실 수업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특수교육, 예체능, 방과후 프로그램 같은 부분부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베르나르 드랭빌(Bernard Drainville) 퀘벡주 교육부 장관은 지난 1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2018년 이후 교육예산은 매년 7%씩 증가했으며, 올해도 5% 인상되어 전체적으로 10억 달러가 늘었다”며 “이제는 기존 예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그는 “모두가 함께 노력하고, 어려운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다”며 “학생 서비스에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예산을 지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하지만 오르토나 회장은 이러한 정부 입장에 대해 “현실을 외면한 주장”이라며 “SAAQclic 시스템 문제와 노스볼트(Northvolt) 투자 논란 등 정부의 정책 실패를 학생들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정부는 교육 시스템의 민주적 감시를 제거하고, 사실상 일방적인 통제를 가능하게 하는 구조를 만들었다”며 “이제는 선출된 교육위원도 없는 프랑스어 교육 시스템을 방패 삼아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최근 체결된 교원 및 보조 인력의 단체협약에 따른 임금 인상 문제와 관련해 오르토나 회장은 “정부는 인건비 증가에 따른 책임도 각 교육청에 떠넘기고 있다”며 “약속된 직책을 폐지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이에 따른 노조의 반발과 법적 대응도 모두 우리가 감당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퀘벡 주 전역의 교육청과 서비스센터들은 여름 방학 기간에도 예산안을 새롭게 짜기 위해 실무작업에 착수하고 있으며, 프랑스어권 교육 서비스기관들도 잇따라 이번 감축안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