퀘벡주, 자동차보험청 예산 초과 논란 후 내각 교체…야당 “주 정부 책임 회피” 공세

François Legault X

퀘벡주 자동차보험청(SAAQ) 온라인 플랫폼 ‘SAAQclic’ 구축 사업에서 최소 5억 캐나다달러(약 4,900억 원)의 초과 비용이 발생한 가운데, 프랑수아 보나르델(François Bonnardel) 현 공공안전부 장관이 내각 교체 대상으로 사실상 확인됐다.

보나르델 장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에 글을 올려 “이번 사태의 전개에 극도로 실망했다”며 “2026년 선거 출마 의사는 분명하며, 남은 임기 동안 의원으로서 봉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2018~2022년 교통부 장관으로 재직하며 SAAQclic 프로젝트 초기 단계를 관리했다.

프랑수아 르고(François Legault) 퀘벡주 총리는 전날 청문회 증언에서 “보나르델 전 교통부 장관과 진비에브 기유보(Genviève Guilbault) 현 교통부 장관이 더 많은 질문을 했어야 했다”고 언급하며 내각의 관리 책임을 지적했다. 그러나 르고 주 총리는 전체적인 문제의 근본 원인은 자동차보험청 내부 경영진의 보고 체계와 정보 공유 부족이라고 강조했다.

퀘벡 자유당(PLQ)과 퀘벡연대(QS)는 보나르델 장관의 내각 퇴진을 두고 “주 정부의 책임 떠넘기기”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자유당의 도미니크 앙글라드(도미니크 앙글라드(Dominique Anglade)) 전 대표는 “내각 전반이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제대로 감시하지 못한 명백한 행정 실패”라며 “총리가 정치적 희생양만 내세우고 본인의 책임은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퀘벡연대 역시 “르고 주 정부가 감사원 보고서가 나오기 전까지 사실을 축소하고 은폐한 정황이 드러났다”며 “이번 사건은 단순히 관리 실패가 아니라 정치적 책임 회피의 전형”이라고 지적했다.

몬트리올 시민들 사이에서도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한 주민은 “자동차보험청 업무를 처리하려고 몇 시간씩 줄을 서야 했던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며 “주 정부가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면 신뢰가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500만 달러도 아니고 5억 달러가 넘는 초과 비용이라니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며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지역 라디오 방송의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내각 교체만으로는 부족하며 관련 고위 공무원과 장관들이 추가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SAAQclic 예산 초과 사태는 2026년 10월로 예정된 주 총선을 앞두고 르고 주 정부에 큰 정치적 부담이 되고 있다. 프로젝트가 2017년 자유당 주 정부 시절 계약된 점을 강조하며 책임을 전가하려는 시도가 있지만, 르고 주 정부 집권 이후 수년간 사업을 관리·감독한 책임론을 피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보나르델 장관의 내각 퇴진은 향후 추가 교체 인사와 더불어 CAQ(퀘벡미래연합) 정부의 신뢰 회복 여부를 가늠할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