퀘벡주 교사 10명 중 9명이 학교 현장에서 폭력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교사 안전과 교육 환경 전반에 대한 우려가 다시금 제기되고 있다.
퀘벡 교사노조인 자율교육연맹(FAE)은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응답자의 90%가 근무 중 어떤 형태로든 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심리적·언어적 폭력을 겪었다는 응답이 81%에 달했고, 신체적 폭력을 경험했다는 교사도 63%에 이르렀다. 성적 폭력을 당했다는 응답 역시 11%에 가까웠다.
FAE 부대표 캐서린 르노(Catherine Renaud)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가르치기 위해 학교에 있는 것이지, 폭력을 견디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교사 역시 다른 노동자와 마찬가지로 폭력 없는 환경에서 일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을 “완전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규정하며, 퀘벡 정부가 시급히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신체적 폭력은 유아 및 유치원 단계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연령대 교사의 85%는 학생에게 맞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75%는 실제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밀치기나 넘어뜨림을 경험했다는 응답도 65%에 달했다. 르노 부대표는 “네 살, 다섯 살 아이가 얼마나 아프게 할 수 있겠느냐는 식의 인식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실제 피해는 결코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설문에 포함된 한 교사의 증언에 따르면, 분노 발작을 일으킨 유치원생이 교사를 때리고, 물고, 발로 차고, 머리로 들이받았으며, 또 다른 경우에는 큰 물건을 던져 경미한 두부 외상을 입히기도 했다. 초등학교에서는 신체적·언어적·심리적 폭력이 모두 보고됐으며, 고등학교에서는 폭력의 형태가 주로 언어적·심리적 괴롭힘으로 나타났다. 직업교육 및 성인교육 현장에서는 집단 따돌림 문제가 두드러진 것으로 조사됐다.
FAE는 이전 조사들과 비교했을 때 협박과 위협은 다소 줄었지만, 신체적 폭행과 부상 사례는 오히려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이러한 문제의 근본 원인 중 하나로 전문 지원 인력의 부족을 지목했다. 행동 조절이나 사회적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전담할 인력이 충분하지 않다 보니, 교사들이 사실상 모든 부담을 떠안고 있다는 것이다.
르노 부대표는 “필요한 지원 없이 학생이 교실에 배치되고, 그 결과 수업을 방해하거나 다른 학생과 교사의 신체·정신적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그 학생이 과연 그 환경에 적합한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설문 응답자들은 스트레스, 수면 장애, 자존감 저하, 동기 상실, 번아웃, 우울증, 병가 증가 등을 공통적으로 호소했다. 특히 응답 교사의 60%는 교직을 떠나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답해, 인력 이탈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번 설문은 지난 4~5월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퀘벡 주요 도시 9개 노조 소속 교사 2,443명이 참여했다. FAE 전체 조합원 수는 약 6만5천 명이다. 다만 캐나다 여론조사 전문기구는 온라인 설문의 특성상 표본 오차 범위를 산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FAE는 교육부와의 협의를 통해 교내 폭력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종합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교사 보호와 학습 환경 개선을 위한 정부의 책임 있는 대응을 거듭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