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한국, 자동차 제조 협력 논의…잠수함 사업 연계 산업 투자 주목

한-캐나다 정상회담 당시 사진 출처 대통령실 홈페이지

캐나다 연방정부가 한국 정부와 자동차 제조를 포함한 산업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을 둘러싼 방산 협력이 자동차·배터리 분야 투자로 확장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는 최근 한국 정부와 ‘미래 모빌리티(future of mobility)’를 중심으로 한 산업 협력 MOU를 체결했으며, 해당 문서에는 자동차 산업 관련 논의가 포함돼 있다. MOU는 법적 구속력은 없으며, 구체적인 협의는 초기 단계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MOU는 멜라니 졸리(Melanie Joly) 캐나다 산업장관과 김정관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10일 오타와에서 회담을 가진 뒤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한국 대표단에는 현대자동차 관계자들과 함께 캐나다 해군 차세대 잠수함 사업 수주전에 참여 중인 한화오션(Hanwha Ocean) 관계자들도 포함됐다. 이번 산업 협력 논의는 한국 측이 잠수함 사업 경쟁 과정에서 산업적 파급 효과를 강조하는 흐름 속에서 확대된 것으로 전해졌다.

논의 대상에는 캐나다 내 완성차 또는 자동차 부품, 배터리 생산 가능성이 포함돼 있으며,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제조 투자도 거론되고 있다. 전날 토론토에서 열린 캐나다–한국 자동차 포럼에서는 캐나다 자동차 업계 인사들이 현대자동차 측에 일부 생산시설의 캐나다 이전 가능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 자동차부품제조협회(APMA)의 플라비오 볼페(Flavio Volpe) 회장은 “현재 캐나다에는 전기차 생산시설을 건설할 사업적 여건이 형성돼 있다”며 “판매되는 시장에서 생산하는 것이 합리적인 구조”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자동차 제조사들이 캐나다 시장의 약 12%를 점유하고 있으며, 점유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볼페 회장은 또 “캐나다가 대규모 국방 조달을 추진하는 시점에서 방산 투자를 자동차 산업 강화와 연계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캐나다 정부가 추진 중인 차세대 잠수함 사업에는 한화오션과 독일 조선사 티센크루프 마린시스템스(TKMS)가 최종 후보로 선정돼 있다. 이 사업은 캐나다 해군을 위해 재래식 잠수함 12척을 건조·유지하는 프로젝트로, 계약 규모는 향후 30~40년간 약 1천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연방정부는 잠수함 사업 평가 과정에서 자동차, 철강, 알루미늄 등 제조업 분야에 대한 산업적 기여를 중요한 기준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렌 코플랜드(Glenn Copeland) 한화 캐나다 최고경영자(CEO)는 “캐나다 정부는 단순한 장비 구매를 넘어, 장기적인 산업 유산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는 최근 캐나다 기업들과 추가 양해각서를 잇달아 체결했다. 이 가운데에는 온타리오주 솔트세인트마리의 알고마 스틸(Algoma Steel)과의 협약도 포함돼 있다. 한화는 신규 구조용 강재 생산 설비 건설에 2억7천500만 달러를 투자하고, 잠수함 건조 및 유지 시설에 사용될 철강 구매를 위해 7천만 달러를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

알고마 스틸은 향후 10년간 연간 순매출의 3%에 해당하는 금액을 한화에 지급하기로 했으며, 신규 설비 건설은 최근 감원 통보를 받은 근로자 일부의 고용 회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화는 현재까지 캐나다 기업 21곳과 잠수함 관련 MOU를 체결했으며, 회계법인 KPMG 분석에 따르면 관련 산업 협력을 통해 최대 1만5천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다음 달 오타와에 사무소를 개설할 예정이다.

한편 캐나다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으로서 2035년까지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마크 카니(Mark Carney) 캐나다 총리는 이로 인해 연간 약 1천500억 달러의 추가 국방 지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