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연방정부가 추진 중인 토론토와 퀘벡시티를 연결하는 고빈도 철도(HFR) 사업이 또다시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총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새 정부 출범 시 사업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연방정부는 당초 2024년 말까지 철도 건설 및 운영을 담당할 민간 협력업체를 선정할 계획이었으나, 지난해 말 입찰 기한 연장을 요청하면서 발표 시점이 수 개월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해당 프로젝트를 10년 이상 소요되는 장기 사업으로 계획했으며, 이번 지연은 비교적 경미한 차질로 평가된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정치적 상황과 맞물리면서 사업 진행이 더욱 불투명해질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특히 쥐스탱 트뤼도(Justin Trudeau) 캐나다 총리가 최근 사임 의사를 밝히고 자유당 내 새로운 지도부 선출이 예정된 가운데, 정권 교체가 이루어질 경우 프로젝트가 전면 재검토되거나 중단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테리 존슨(Terry Johnson) 캐나다 여객운송지원단체 회장은 “철도업계는 해당 발표가 올해 12월에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며 “지금의 상황은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방 자유당은 2021년 토론토, 오타와, 몬트리올, 퀘벡시티를 포함하는 신규 철도 노선 계획을 발표하며 사업 비용을 약 60억 캐나다 달러로 추산했다. 이 노선은 기존 노선보다 더 많은 승객을 더 빠르게 운송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보수당은 프로젝트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보수당 필립 로렌스(Philip Lawrence) 의원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이 프로젝트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며 “트뤼도 정부는 말뿐이었다”고 비판했다.
해당 사업은 2018년 온타리오주 정부가 서남부 고속철도 계획을 철회한 데 이어, 1984년 이후 진행된 여러 차례의 사전 타당성 조사와 연구가 실패로 끝난 고속철도 추진 역사 속 또 하나의 사례로 기록될 가능성이 있다.
고속철도 사업의 기술적 복잡성도 지연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몬트리올대학 피에르 바리오(Pierre Barrieau) 교수는 “세 개의 컨소시엄이 제안한 내용은 모두 다르다”며 “어떤 제안은 터널을 건설하고, 다른 제안은 우회로를 제공하는 방식 등으로 서로 비교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현재 입찰에 참여 중인 컨소시엄으로는 아킨스레알리스(구 SNC-라발린) 및 에어캐나다가 포함된 ‘캐덴스’, 몬트리올 DF 캐나다 인프라 그룹의 ‘인터시티 레일 디벨로퍼스’, 그리고 WSP 캐나다가 포함된 ‘Q커넥션 레일 파트너스’가 있다.
연방정부 산하 VIA 철도 자회사에 따르면, 이 노선은 2050년까지 연간 1,700만 명의 승객을 유치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정치적 불확실성과 기술적 과제가 지속되는 한 사업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연방정부 교통부는 입찰 기한 연장이 “표준적 절차”라며 계약 체결 일정에는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자유당 지도부 교체와 총선 가능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프로젝트 일정이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