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트리올, 소라야 마르티네스 페라다 신임 시장 선출…8년 만에 정권 교체

Soraya Martinez Ferrada X

몬트리올이 8년 만에 시정을 교체했다. 전 연방 자유당 장관 출신인 소라야 마르티네스 페라다(Soraya Martinez Ferrada) 가 2일 열린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며 몬트리올의 새 시장으로 선출됐다.

소라야 시장 당선인은 중도 성향 정당 앙상블 몬트리올(Ensemble Montréal) 을 이끌고 출마해, 진보 성향의 프로제 몬트리올(Projet Montréal) 을 대표하는 루크 라부앵(Luc Rabouin)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이번 결과로 8년간 재임한 발레리 플랑트(Valérie Plante) 시장의 시대가 막을 내렸다.

퀘벡 주 주요 방송사들은 개표가 절반 이상 진행된 밤 10시 무렵, 소라야 후보가 44%의 득표율로 라부앵 후보를 1만7천 표 이상 앞서며 사실상 당선이 확정됐다고 보도했다. 앙상블 몬트리올은 시의회 65석 중 41석에서 우세, 반면 프로제 몬트리올은 19석에 그쳤다. 직전 의회에서 플랑트 시장의 정당은 36석, 앙상블 몬트리올은 21석을 보유하고 있었다.

소라야 시장 당선인은 선거운동 내내 주거난·노숙 문제와 교통정책 개편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임기 내 노숙자 캠프를 모두 해소하겠다”며 노숙 관련 시 예산을 현재의 세 배로 증액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텐트촌 거주자들이 즉시 철거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임시 거주지를 유지하면서 주거 전환을 병행하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전임 플랑트 시장이 추진한 자전거 도로 확충 정책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녀는 “일부 구간은 시민과 상인이 불편을 겪고 있다”며 “취임 100일 내로 전면 감사를 실시해 필요 시 일부 노선을 철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행정 효율화를 위해 시청 인력 1,000명 감축과 지하철 운행 간격 단축도 공약에 포함했다.

이번 선거 결과는 지난 8년간 진보 성향 시정에 대한 시민들의 피로감과 변화 요구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플랑트 시장은 지난해 재출마를 포기하며 정치적 퇴장을 선언했다. 소랴야 시장 당선인은 “몬트리올 시민들이 새 방향을 원하고 있다”며 “포용과 실용을 기반으로 도시를 다시 성장궤도에 올려놓겠다”고 밝혔다.

마르티네스 페라다 당선인은 칠레 산티아고 출신 난민으로, 1980년 8세 때 가족과 함께 캐나다에 이주했다. 2005년부터 2009년까지 몬트리올 시의원으로 활동했으며, 2019년 연방 자유당 소속으로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이후 2023년 저스틴 트뤼도 내각에서 장관직을 맡았으나, 올해 초 사임하고 앙상블 몬트리올 대표로 지방정치에 복귀했다.

선거관리위원회(Élections Montréal)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투표율은 **27%**로, 2021년(38%)과 2017년(42%)보다 크게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선거 캠페인이 밋밋했고 유권자들의 관심이 저조했다”며 낮은 투표율이 새 시정의 첫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퀘벡 전역에서도 이날 약 1,100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지방선거가 동시에 진행됐다. 퀘벡시에서는 현직 시장 브루노 마르샹(Bruno Marchand) 이 손쉽게 재선에 성공했고, 라발(Laval)에서는 스테판 부아예(Stéphane Boyer) 시장이 연임을 확정했다.

동부의 셔브룩(Sherbrooke)에서는 전 연방 자유당 장관 마리-클로드 비보(Marie-Claude Bibeau) 가 새 시장으로 선출됐으며, 사그네(Saguenay)에서는 전 퀘벡 주정부 장관 앙드레 라포레스트(Andrée Laforest) 후보가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퀘벡 지방자치단체연합은 이번 선거에서 전체 후보자 중 절반 이상이 경쟁 없이 단독 출마해 약 4,500명, 이 중 564명의 시장이 무투표로 당선(acclamation)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