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뤼도, 첫 원주민 아동추념일에 가족여행 갔다가 ‘뭇매’

원주민 추념일에 가족여행을 다녀온 것에 대해 사과하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배포 및 DB금지]

(밴쿠버=연합뉴스) 조재용 통신원=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6일(현지시간) 국정 공휴일로 지정된 원주민 아동추념일이었던 지난달 30일에 관련 행사엔 참석하지 않고 가족 여행을 다녀온 데 대해 공식 사과했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오타와에서 회견하고 국정 공휴일 시행 첫해였던 이번 ‘진실 화해의 날’을 이용해 서부 연안 휴양 도시에서 가족과 함께 휴가를 보낸 데 대해 ‘실수’라며 사과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트뤼도 총리는 “그날 여행을 떠난 것은 실수였고 이를 후회한다”며 “진실화해의 날은 원주민과 비원주민을 막론하고 우리가 모두 추념하고 기억해야 할 중요한 순간”이라고 머리를 숙였다.

트뤼도 총리는 당일 공식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채 브리티시 컬럼비아(BC)주 빅토리아섬의 유명 휴양지인 토피노에서 가족과 함께 휴가를 즐기며 해변을 거니는 모습이 포착돼 거센 비난이 일었다.

진실화해의 날은 지난 5월 BC주 내륙 도시 캠루프스의 원주민 기숙학교 부지에서 아동 유해 매장터가 발견돼 국민적 충격이 일면서 어두운 과거사를 기리기 위해 법정 공휴일로 정한 추념일로, 이번이 시행 첫 해였다.

당일 오타와 의사당 앞 광장에서는 여야 정당 등 정치권과 원주민 단체가 참석한 가운데 공식 행사가 열렸고 주요 방송은 원주민 아동 추념 프로그램을 특별 편성해 종일 방송을 내보내며 과거사를 되새겼다.

트뤼도 총리는 당일 오타와에 머물며 개인적 면담을 하는 것으로 일정이 공지됐지만 실제로는 총리 전용 공군기에 가족을 싣고 토피노로 날아갔던 것.

특히 그는 아동 유해가 발견된 BC주 캠루프스 원주민 부족으로부터 당일 기숙학교 현장 행사에 참석해 달라는 공식 초청까지 받았으나 이를 무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트뤼도 총리는 회견에서 “조만간 캠루프스 원주민 커뮤니티를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자들이 추념일 당일 휴가를 떠난 이유를 묻자 “어떻게 그랬는가 보다는 그런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이 훨씬 중요하며 후회스럽다”며 직답을 피했다.

앞서 지난주 말 그는 자신을 초청한 현지 원주민 대표와 통화를 하고 직접 사과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jaey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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