퀘벡주, 신학기부터 교사 호칭 ‘존칭·경어’ 의무화…교내 예절 강화 목적

캐나다 퀘벡주 학생들이 겨울방학 이후 등교하면서 교사와 교직원을 대할 때 공식적인 호칭과 경어를 사용해야 한다. 교내 예절과 질서 회복을 위한 주 정부의 새 행동강령에 따른 조치다.

퀘벡주 정부는 지난해 공·사립 초·중등학교에 대해 올해 1월까지 학생 행동강령(code de conduite)을 마련하도록 지시했으며, 이에 따라 학생들은 교사와 교직원을 ‘미스터(Mr.)’, ‘미스(Ms.)’ 등 공식 호칭으로 부르고, 프랑스어 사용 시에는 반말에 해당하는 ‘튀(tu)’ 대신 존댓말인 ‘부(vous)’를 사용해야 한다.

이번 행동강령에는 학생 간 상호 존중, 학교 시설에 대한 책임 있는 태도, 남녀 평등 원칙 명시, 교내 얼굴 가림 금지 등도 포함됐다.

퀘벡 학교장 및 행정가 협회를 대표하는 앙드레 베르니에(André Bernier) 회장은 “학생과 교사 간의 관계에 공식적인 구분을 두는 것은 존중 문화를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제도의 취지에는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그는 “학기 도중이 아닌 가을 학기 초부터 시행됐어야 했다”며 시행 시점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베르니에 회장은 또 유치원생까지 동일한 규칙을 적용하는 데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린 아이들은 ‘부(vous)’와 ‘튀(tu)’의 차이를 이해할 인지적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프랑스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들에게도 규정이 다소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주 정부는 규정을 따르지 않을 경우 경고부터 퇴학까지 단계적 제재가 가능하다고 밝혔으나, 사과문 작성이나 공동체 봉사, 대화 모임과 같은 회복적 조치를 우선 활용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대해 베르니에 회장은 “학교가 규정을 단속하는 기관이 돼서는 안 된다”며 “강제보다는 교육과 설명을 통해 자연스럽게 정착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생들의 무례한 언행이 성인의 행동을 모방한 결과일 수 있다며 “부모가 교사와 학교를 존중하지 않으면 학생들도 이를 배우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몬트리올대학교 심리교육학과 린다 파가니(Linda Pagani) 교수는 새 규정에 대해 강한 지지를 표했다. 그는 “아이들은 성장 과정에서 동등한 관계뿐 아니라 위계가 있는 관계 속 상호작용도 배워야 한다”며 “모두를 같은 방식으로 대하도록만 자란 아이들은 대학이나 직장에서 현실적인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파가니 교수는 “신경과학과 임상·사회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언어는 사고와 태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존중의 언어를 제도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교사가 겪는 무례한 행동과 갈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사노조인 퀘벡교육노조연맹(Fédération des syndicats de l’enseignement)의 리샤르 베르주뱅(Richard Bergevin) 위원장은 일부 학교에서는 이미 해당 규칙을 적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대체로 큰 문제는 없었지만, 특수교육 대상 학생 등 일부 상황에서는 유연한 적용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 언어학회 회장 줄리 오제(Julie Auger) 역시 “가정환경이나 학습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에게는 오히려 비격식적인 관계가 도움이 될 수 있다”며 “형식적 거리감을 더하는 것이 항상 최선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오제 회장은 또 영어, 아랍어, 이누(Innu)어 등 존댓말과 반말 구분이 없는 언어권 학생들에게는 프랑스어 경어 체계가 추가적인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