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정부 전 테러 용의자에게 105만 달러 지불해

정부가 Omar Khadr 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며 합의금 $10 500 000 달러 (한화 90억 이상)를 지불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논란이 되고 있다.

Khadr 는 캐나다에서 태어난 캐나다인으로 어린 나이에 부모를 따라 아프가니스탄으로 이사해 국제 테러 단체인 알카에다 (Al-Qaeda) 편에 서 미군을 상대로 싸우다 15살이 되던 2002년에잡혀 미군 한 명을 살해한 혐의로 미국에서 운영하는 쿠바 관타나모 만 수용소로 보내졌다. 문제는 미성년자들과 성인들을 같이 수감하는 것을 금지하는 국제법에도 불구하고 Khadr는 다른성인 범죄자들과 같이 관타나모 만 수용소에 감금되었다는 것이다.    

더욱이 관타나모 만 수용소는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테러리스트로 체포된 사람들을 수용하면서 고문 등의 심문 기법을 쓰는 것으로 알려진 수용소이다. Khadr에게는 2002-2003년의 조사기간 동안 3주간 잠을 못 자게 하는 등의 고문을 행사하며 끝내 자백을 받아낸 곳이기도 하다. 또한 그가 조사받을 당시 그는 변호사의 자문을 구할 권리마저 박탈된 상태였고 미성년자임에도 불구하고 부모나 어른의 조언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놀라운 것은 Khadr가 7년이 넘는 기간동안 관타나모 만 수용소에 구속되어 있었지만 이 기간 동안 그의 혐의에 대한 재판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Khadr는 2009년에 오바마 대통령이 관타나모 만 수용소를 폐쇄하면서 비로소 미국의 다른 수용소로 옮겨졌다.

Khadr 는 수감 기간 동안 수차례 캐나다 정부에 본국 송환을 요청했지만 당시 캐나다 수상은 이를 거절했다. 이에 2008년에 소송이 이어졌고 2010년에 대법원은 캐나다 측에서 Khadr가 고문 당했다는 것과 변호사의 자문을 받지 못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를 돕지 않고 심문한 것, 그리고 심문 내용을 미국에 공유해 Khadr 의 불법 감금 기간을 늘리는데 동참했다고 판단해Khadr 의 인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판결이 난 후 Khadr는 캐나다로 송환되는 것을 조건으로 사법 거래 (plea-bargain) 를 통해 유죄를 인정했다. 2012년에 Khadr는 본국으로 송환되어 현재 Edmonton의 감옥에서 수감 중이며유죄 인정에 대한 항소를 진행 중이고, 5년 후인 오늘에서야 캐나다 정부로부터 공식적인 사과를 받고 합의금까지 받게 된 것이다.

하지만 캐나다인의 71%는 이와 같은 정부의 결정에 동의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이들이 SNS를 통해 트뤼도 총리의 결정에 대한 격분을 표출하며 알카에다 고위 간부였던 아버지를 둔 Khadr 는 캐나다에 위협이 될 것이라 주장했다. 반대로 법치국가에서 피고인이 유죄이건 무죄이건 고문을 통해 자백을 받아내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의견과  어떠한 경우에도 인신 보호법 (habeas corpus)를 어겨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나타났다.

보수당 대표 Andrew Sheer 는 자신의 범죄를 인정한 테러리스트 Khadr를 억만장자로 만드는 것은 부당하다며 트뤼도 총리의 결정을 비판했고 이미 Khadr 의 송환만으로도 보상은 충분히이루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트뤼도 총리는 “인권헌장 (Charter of Rights and Freedom)은 모든 캐나다인들의 인권을 보호하며 그것이 부당하다고 느껴질 때에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하며 “정부가 인권헌장을 위반했으니 돈을 내는 것이 마땅하다”라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오바마 전 대통령이 폐쇄한 관타나모 만 수용소의 재사용을 지원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린 것이 다시금 화제가 됐다.

인턴기자 소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