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잇따른 총기 사고에도 규제 반발

캐나다에서 총기 규제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나 갈등이 깊어질 경우 정치적 반감을 야기할 수 있어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캐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총기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223명으로 2년 새 23% 늘었다. 국제무기 조사기관인 ‘스몰 암스 서베이’의 2017년 발표에 따르면 캐나다 총기 소지율은 34.7%다. 캐나다인 100명당 34.7명이 총기를 휴대한 셈이다.

캐나다 연방정부는 올해 초 총기 규제를 한 차례 강화했다. 총포점들에 총기 판매 이력을 무기한 보관하고 구매자의 신원조회 절차를 강화하도록 하는 새로운 총기법을 도입했지만 사고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토론토 최대 번화가 댄포스 거리에서 무차별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지난 10일에는 동부 프레더릭턴에서 총기 사고로 시민 4명이 목숨을 잃었다.

여기에 프레더릭턴 경찰이 범행에 사용된 총기가 소총, 산탄총처럼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장총”이라고 밝힌 데다 용의자가 총기휴대면허증 소지자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총기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에 힘이 실리고 있다.

빌 블레어 국경안보 및 조직범죄단속부 장관은 토론토 총기 난사 사건 이후 정부가 더 강력한 규제 법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로이터 인터뷰에서 “총기 범죄를 줄일 어떤 조치든 취할 준비가 돼있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검토하는 새로운 법안은 총포점이 장총을 구매한 모든 이들의 기록을 보관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새로운 법안이 하원 의회를 통과하더라도 상원에서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장총 규제는 축산농가와 총기 애호가들이 강력히 반발하는 민감한 사안이다. 소총과 산탄총은 2012년 의무 총기등록 대상에서 제외됐다.

보수당은 “준법시민들을 범죄자 취급한다”며 반발하고 있고, 캐나다 전국총기소지협회는 새로운 법안에 반대하는 시위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여당인 자유당 역시 쉽게 손대지 못하는 건 매한가지다. 총기 사용을 강력히 규제하기엔 사안의 ‘정치적 독성’이 커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당국 발표에 따르면 합법적 총기 소유자는 200만명 이상이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이날 “장총 등록제 부활은 검토한 적도 없고 앞으로 할 계획도 없다”면서도 “다음 단계로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에 관한 대화는 오가고 있다. 우리 사회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많은 이들의 조언을 듣고 있고, 전문가들과 의논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