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연방·앨버타주, 청소년 트랜스젠더 규제 싸고 충돌

대니얼 스미스 앨버타주 총리 [CBC 홈페이지]

(밴쿠버=연합뉴스) 조재용 통신원= 보수 성향의 캐나다 앨버타주 정부가 청소년 트랜스젠더 규제 정책을 추진하고 나서자, 연방 자유당 정부가 강력한 대응을 공언하며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고 CBC 방송 등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방 정부의 관련 부처 장관들은 이날 17세 이하 미성년자의 성전환 금지 등 앨버타주가 추진하는 청소년 성정체성 규제 정책을 강력하게 비난하며 모든 수단을 강구,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앞서 대니얼 스미스 앨버타주 총리는 전날 소셜 미디어를 통해 청소년 트랜스젠더 규제를 강화, 올가을 입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미스 주총리가 공개한 정책안은 17세 이하 미성년자의 성전환 수술 등 의료 요법을 금지하고 15세 이하 아동에 대해서는 성정체성 확인을 위한 호르몬 치료를 불허하고 있다.

또 15세 미만 아동이나 학생이 성 호칭을 변경하려면 부모의 동의를 거치도록 의무화하고 여성으로 성전환한 선수는 여성 스포츠 경기 출전을 금지토록 했다.

스미스 주 총리는 이날 회견에서 “앨버타주 주민들은 아이들이 되돌릴 수 없는 결정으로 자신의 생식 기능과 건강에 영향을 미치기를 원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이들의 생식 의학에 관한 문제가 정치적 스턴트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연방 정부의 마르시 이앙 여성·성평등부 장관은 스미스 주 총리가 정치적 동기로 아이들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해 대응할 것”이라고 맞섰다.

이어 앨버타주 정책안의 구체적 내용을 지켜보면서 내각 차원에서 논의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마크 홀랜드 보건부 장관은 “앨버타주가 아이들을 위험에 빠트린다”며 “성 정체성 문제는 아이들이 목숨과도 바꿀 수 있는 중대사”라고 말했다.

앨버타주 출신인 랜디 부와소노 고용부 장관은 “전체주의적 발상”이라고 비난했고, 시머스 오레이건 노동부 장관은 “트랜스젠더 아동을 정치적 전략의 한 부분으로 취급하면 안 된다”고 했다.

캐나다 정가에서는 이 문제를 둘러싼 정치 논쟁이 내년도 총선의 향배를 가를 첨예한 선거 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한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또 앨버타주의 정책이 캐나다 내 다른 주의 유사한 정책에 비해 가장 엄격한 내용을 담고 있어 같은 문제를 두고 미국에서 벌어진 정치적 대립이 재연할 것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제1야당인 보수당의 피에르 포일리에브르 대표는 지난해 11월 쥐스탱 트뤼도 총리를 향해 “그의 급진적인 젠더 이데올로기를 우리 아이들과 학교에 강요할 권리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jaey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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