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인 10명 중 8명 “미국 지도부 불신”…트럼프 재집권 후 최저치

Image by Danny Johnson from Pixabay

캐나다와 미국 간 무역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캐나다인들의 미국 지도부에 대한 불신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14일(현지시간) 발표한 ‘2025 세계 여론조사(World Poll)’에 따르면, 올해 5~6월 실시된 조사에서 캐나다인의 미국 지도부 지지율은 15%에 그쳤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이 기록한 최저치로, 1기 집권기였던 2018년(16%)·2020년(17%)보다도 낮다.

미국 지도부를 부정적으로 평가한 캐나다인은 79%로, 조사 대상 5대 강국 가운데 러시아(82%)와 비슷하고 중국(64%)보다 높았다. 반면 독일 지도부에 대한 호감도는 54%로 가장 높았다.

갤럽은 2005년부터 전 세계 140여 개국을 대상으로 정치 지도부에 대한 신뢰와 국민의 태도·행동·삶의 질 등을 조사하고 있다. 캐나다의 대미 인식은 2017년 이후 꾸준히 부정적인 흐름을 보여왔으며, 2021년 한 차례 반등을 제외하면 지지율은 지속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전 대통령 시절 평균 61%였던 캐나다인의 대미 지도부 지지율은 트럼프 1기 때 19%로 급락했고,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집권기에는 41%로 다소 회복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월 재집권 이후 캐나다산 제품에 반복적으로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만들어야 한다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이러한 발언과 조치는 양국 간 경제 긴장을 고조시키고 캐나다 내 반미 여론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됐다.

최근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캐나다인들의 불만이 확인됐다. 입소스(Ipsos)가 6월 글로벌뉴스 의뢰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약 75%가 향후 미국 여행을 피하겠다고 답했으며, 이는 지난 2월보다 10%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또 같은 비율의 응답자가 미국산 제품 구매를 자제하고, 캐나다산 제품을 더 많이 소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계청 자료에서도 미국 여행과 소비를 줄이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와 달리 자국 정부에 대한 평가에는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 갤럽 조사에서 올해 캐나다 정부 지지율은 59%로, 전년 대비 19%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마크 카니(Mark Carney) 총리가 저스틴 트뤼도(Justin Trudeau) 전 총리의 뒤를 이어 집권한 이후 처음 실시된 조사다.

카니 총리는 미국과의 새로운 무역협정을 추진 중이지만, “캐나다에 실질적으로 이로운 협정만 체결하겠다”며 미국 측의 압박에 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