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3세, 캐나다 총리 이어 상원의장 초청

캐나다 상원 의장 및 흑장관 담당관과 만난 찰스 3세 (런던 AFP=연합뉴스) 찰스 3세 영국 국왕(왼쪽)이 12일(현지시간) 런던 버킹엄궁에서 레이몽드 가녜 캐나다 상원 의장(가운데), 그레고리 피터스 캐나다 상원 흑장관 담당관과 대화하고 있다. 2025.3.13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캐나다의 국가원수인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갈등을 겪는 캐나다에 대한 ‘깊은 애정’을 표시했다고 일간 텔레그래프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찰스 3세는 전날 버킹엄궁에서 레이몽드 가녜 캐나다 상원의장과 그레고리 피터스 상원 흑장관 담당관을 비공개로 접견하고 국내외 관심 사안을 논의했다.

찰스 3세는 이날 캐나다 공용어인 영어와 프랑스어로 손님들에게 인사했으며 캐나다 상원이 찰스 3세 즉위를 기념해 요청한 새 의례용 검을 피터스 담당관에게 전달했다.

영국 왕실은 국왕의 접견 대화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다.

한 왕실 소식통은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캐나다 무역 및 주권에 대한 트럼프 도발적 발언이 화제로 오르지 않았다면 그게 이상한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는 트럼프 행정부와 통상 분쟁을 겪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소셜미디어에 이를 언급하며 “유일한 해결책은 캐나다가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는 것”이라고 썼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대선 승리 때부터 반복한 주장으로, 그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를 “캐나다 주지사”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같은 공세는 캐나다는 물론 영연방의 국가원수인 찰스 3세에게도 모욕적일 수 있다.

왕실 소식통은 이번 만남이 앞서 잡혀 있던 일정이었으나 찰스 3세가 지난달 15일 캐나다 국기 탄생 60주년 기념일에 공유한 캐나다에 대한 애정을 시의적절하게 재확인한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당시 찰스 3세는 “캐나다 국기는 내게는 자부심과 존경을 불러일으키는 상징”이라며 “수많은 캐나다 방문과 우정을 가장 깊은 애정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찰스 3세는 이달 3일에는 샌드링엄 영지에서 트뤼도 총리를 맞이했다. 트뤼도 총리는 이후 엑스(X·옛 트위터)에서 “캐나다의 주권과 독립적인 미래 등 캐나다의 중대한 문제에 대해 대화했다”고 적었다.

이후 한 왕실 소식통은 텔레그래프에 찰스 3세가 내년 캐나다 방문을 계획하고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에게 캐나다 문제에 관해 직접 대응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영국 왕실을 아주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찰스 3세가 현재 캐나다 국가원수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많은 이가 궁금해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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