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회 몬트리올 한인청년 비상(飛上)캠프를 다녀와

지난 2018년 10월에 열린 “제 1회 몬트리올 한인청년 비상(飛上)캠프”에 이어서 올 해도 9월 13일부터 15일까지 “제 2회 몬트리올 한인청년 비상(飛上)캠프”가 개최 됐었다. 몬트리올 한인청년 비상캠프는 동포사회 역량강화를 목적으로 퀘벡한민족재단이 주최, 몬트리올 한인청년회와 맥길대학교 한인학생회 MECA가 공동 주관했다.    

제 1회 비상캠프에서는 법, 정치, 경제 분야의 현직 멘토들이 청년들에게 자신들의 경험과 조언을 나눠 주었다. 그때 당시의 나는 집을 떠나 몬트리올로 유학 온지 두 달이 채 안된 대학교 신입생이었다. 경제학을 전공하고 있는 나로써는 비상캠프에 관심이 있었지만 대학생활을 이제 막 시작했었기에 멘토들이 나눠주는 이전 고민들에 크게 공감하지 못했다. 어느정도 지식이 있고 나의 진로를 고민하던 중 캠프에 참석했었다면 멘토들의 이야기를 하나부터 열까지  경청하고 배우려 했을텐데 그러기엔 내가 아직 준비가 안돼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년 비상캠프는 내게 정말 소중한 경험이었다. 아는 사람 한 사람도 없이 홀로 유학 온 몬트리올은 내겐 너무 낯 선 도시였다. 하지만 이전에 먼저 이곳에서 홀로 서시고 정착하신 같은 한민족 선배님들이 계신다는 사실만으로 큰 동기부여가 됐었다. 캠프 동안 다른 참가자들과 많은 얘기와 교제를 나눌 수 있었고 딱딱하게만 느껴졌던 도시가 조금 더 가깝게 느껴지는 계기가 되었다. 

때문에 2019년 제 2회 몬트리올 한인청년 비상캠프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신청하게 되었다. 제 1회 비상캠프에 비해 제 2회 비상캠프는 법, 정치, 경제 분야 뿐만 아닌 생물과학, 회계, 재료공학, 건축, 디자인, 미디어, 국방 분야의 현직 멘토들도 함께 했다. 멘토도 늘었지만 참석자도 두배 가량 늘어 더욱 알찬 시간이 된 것 같다. 이번 캠프를 시작하기 전에는 별로 관심없는 분야에 대해 오랜 시간 강의를 듣고 시간을 할애 하는게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막상 여러 분야에 대해 들으며 멘토들은 어떤 길을 걷고 계신지 알아가며 내 시야가 얼마나 좁았는지 새삼 깨달았다. 특히 현재 캐나다 군인으로 근무하고 계신 군인 멘토들의 군생활 이야기는 매우 인상적이었고 들으면서 정말 재미있었다.

개인적으로 작년에는 공감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이 올 해는 흥미롭게 다가왔다. 특별히 정희수 교수님께서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과 오랫동안 국제 경제를 이끌어 온 미국 사이에서 대한민국은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에 대한 강의를 작년에 이어 올 해도 나눠 주셨다. 작년에는 바탕지식이 없던 상태에서 강의를 들으니 이해 하기가 힘들었었다. 강의가 끝난 후 당시 경제 부분 멘토로 참석했던 학교 선배의 깊이 있는 질문을 들으며 ‘나는 과연 언제 저런 질문을 할 수 있을까’ 라고 생각 했던 기억이 난다. 일년간 미시경제학, 국제개발학, 국제경제학 등을 정말 열심히 공부한 후 올 해 같은 강의를 듣는데 너무 재미있게 들을 수 있어서 뿌듯했다. 내가 헛공부한건 아니구나 싶었다.

올 해 비상캠프도 작년에 이어 정말 많은 것을 느끼는 시간이었다. 지난 일년을 돌아보면 공부하느라, 타문화  환경에 적응하느라, 새로운 사람을 사귀느라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 버린 것 같다. ‘몇 년안에 대학을 졸업하게 될텐데 시민권은 커녕 영주권도 없는 내가 이곳에서 취직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머릿속 어딘가에 항상 자리잡고 있었다. ‘영어를 원어민처럼 구사하지도 못하고 비자문제까지 있는 한국인을 굳이 왜 뽑겠어’라는 생각에 막막함이 없지 않았다. 

한 멘토와 나의 이런 고민을 나누자 ‘사람의 인생은 자신이 가진 꿈의 크기를 넘어서기 힘들다’고 하셨다. 이미 자신들의 분야에서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 가고 있는 멘토들이 있고, 더 나아가서는 미국의 빌보드를 휩쓸고, 프리미어리그에서 달리고, 심지어 UN 사무총장까지 해 낸 한국인들이 있다. 작년 캠프를 마쳤을 때와는 조금 다른 면에서 큰 동기부여가 된 것 같다.

한편, 이번 캠프는 퀘벡한민족재단 주최, 몬트리올 한인 청년회와 맥길대학교 한인 학생회 MECA 주관, 몬트리올 한인회, 몬트리올 총영사관, 재외동포재단의 후원으로 진행되었다. 향후 청년들의 미래와 가능성에 투자하고 이끌어 주시는 앞 세대가 있으니 정말 감사하다.

최온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