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록의 미래보고서21 – 미세먼지가 건강, 산업, 경제에 미치는 나비효과 –

먼지란 대기 중에 떠다니거나 흩날려 내려오는 입자형태의 물질을 말하는데, 석탄 · 석유 등의 화석연료를 태울 때나 공장 · 자동차 등의 배출가스에서 많이 발생한다.

최근 미세먼지가 한국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고 특히 인구가 가장 많이 살고 있는 서울과 경기도 지역의 주민들의 일상생활은 매일매일이 미세먼지와의 전쟁으로 고통받고 있다.

미세먼지가 일상생활 속에서 불편하고 나쁘다는 인식을 언제부터 하게 되었을까?

국립환경과학원 자료에 의하면 1995년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78㎍/㎥이었던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2012년 41㎍/㎥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2013년에는 45㎍/㎥으로 다시 높아졌고 2014년은 46, 2015년 45, 2016년은 48㎍/㎥까지 올라갔다. 최근 들어 국민들이 실제 생활에서 느끼는 미세먼지 체감오염도는 이보다 훨씬 더 가파르게 상승했다.

한국과 미국 공동 연구팀이 최근 각종 노력에도 다시 악화되고 있는 한반도의 미세먼지 상황에 대한 원인을 찾아냈다. 원인은 중국발 미세먼지를 제거해주는 바람(풍속)에서 답을 찾았다. 풍속이 평균에 비해 강해지면 미세먼지 농도는 평균보다 낮아지고 풍속이 평균 보다 약해지면 미세먼지 농도는 정확하게 평균보다 높아지는 것이다.

특히 2012년 이후 미세먼지 농도가 다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 시기를 보면 풍속은 미세먼지 농도와는 정반대로 평균보다 지속적으로 약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이후 최근 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한 것은 같은 시기에 풍속이 예년보다 작아 미세먼지가 확산하거나 빠져나가지 못하고 한반도에 그대로 쌓여 나타난 현상이라는 뜻이다.

한ㆍ중 미세먼지 공동연구단은 “중국 베이징의 초미세먼지(PM2.5)의 성분 중 인체에 유해한 황산염과 질산염의 비중이 64%에 달한다”고 밝혔다. 미세먼지의 성분은 황산염이 40%, 질산염(24%), 암모늄(10%) 순이었다.

매년 심각해지는 미세먼지는 일상생활속에서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미세먼지가 ‘매우 나쁨’일 때 1시간 동안 야외 활동을 하면 담배 연기를 1시간 20분, 2000cc 기준 디젤차 매연을 3시간 40분 동안 마시는 것과 동일하게 몸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014년 한해 동안 미세먼지로 인해 기대 수명보다 일찍 사망한 사람이 700만 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흡연으로 연간 발생하는 조기 사망자가 600만 명 임을 감안하면 미세먼지의 유해성이 흡연보다 더 큰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PM10), 초미세먼지(PM2.5)에 대한 대기질 가이드라인을 1987년부터 제시해 왔고, 2013년에는 세계보건기구 산하의 국제암연구소에서 미세먼지를 사람에게 발암이 확인된 1군 발암물질(Group 1)로 지정하였다.

미세먼지는 같은 농도인 경우 입자가 더 작은 PM2.5는 PM10보다 더 넓은 표면적을 가져 다른 유해 물질들이 더 많이 흡착될 수 있고 호흡을 통해 기관지로 유입된 미세먼지는 다른 인체 기관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미세먼지가 우리 몸 속으로 들어오면 면역을 담당하는 세포가 먼지를 제거해 우리 몸을 보호하는데 이때 부작용으로 염증 반응이 나타난다. 기도나 폐, 심혈관, 뇌 등에서 이러한 염증 반응이 발생하면 천식, 호흡기, 심혈관 질환, 뇌혈관 질환 등이 유발될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으로 인한 입원율은 2.7%, 사망률은 1.1% 증가하고, 폐포 깊숙이 침투하는 ‘초미세먼지’는 농도가 10㎍/㎥ 짙어지면 폐암 발생률 또한 9% 올라간다. 또 초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심근경색과 같은 허혈성 심장질환의 사망률은 30%에서 80%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 미세먼지는 중국과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태국, 인도 등 아시아 곳곳이 최악의 대기오염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태국은 중국의 미세먼지 영향을 받고있으며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인공강우를 뿌리는 시도를 하고 있다. 특히 인도는 전세계에서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가장 많은 국가아며  대기오염 사망률은 전세계 평균을 웃도는 26.2%나 된다. 개발도상국가들의 무분별한 산업화와 맞물려 미세먼지는 아시아 전체의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미세먼지는 한국의 다양한 분야에 경제적으로 막대한 금전적 손실을 주고 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은 가로 · 세로 높이 30cm 공간에 0.1μg의 먼지입자 1개만 허용될 정도로 먼지에 민감한 분야다. 미세먼지에 노출될 경우 불량률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자동차 산업은 도장 공정에서 악영향을 받을 수 있고 자동화 설비의 경우에도 미세먼지로 인한 오작동 등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또한 가시거리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비행기나 여객선 운항도 지장을 받는다. 이렇게 미세먼지는 다양한 산업활동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준다.

대기 중 이산화황(SO2)이나 이산화질소(NO2)가 많이 묻어있는 미세먼지는 산성비를 내리게 해 토양과 물을 산성화 시키고, 토양 황폐화, 생태계 피해, 산림수목과 기타 식물의 손상 등을 일으킬 수 있다. 공기 중에서 카드뮴 등 중금속이 미세먼지에 묻게 되어도 농작물, 토양, 수생생물에 피해를 줄 수 있으며 식물의 잎에 부착되면 잎의 기공을 막고 광합성 등을 저해함으로써 작물의 생육을 지연시킨다. 미세먼지는 농작물과 생태계에도 큰 피해를 준다.

소비활동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산업연구원의 2016년 ‘미세먼지가 국내 소매판매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는 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하면 소비자들의 외출 자제로 대형 소매점 판매가 약 2% 포인트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OECD의 2016년 ‘대기오염의 경제적 결과’ 보고서는 대기오염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2060년에 전 세계 GDP의 1%가량인 2조6000억 달러(약 3015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나라 피해 규모는 연간 10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2060년쯤에는 2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미세먼지 t당 경제적 비용이 196만원, 사회적 비용은 4억5000만원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피해, 여행과 물류산업의 피해, 농업분야 피해, 국민건강보험과 치료비의 급격한 증가, 야외활동 위축과 내수소비의 감소에 따른 관광산업 및 자영업자의 피해 등으로 OECD가 언급한 손실보다 많은 연간 경제적 손실을 최대 17조원까지 집계하는 연구기관도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한국 여름은 연일 기온이 상승하여 열대야로 에어컨 없이는 밤에 잠을 잘 수가 없는 환경으로 변화고 있으며 봄, 가을, 겨울에는 심각한 황사와 미세먼지로 창문을 열수 없어 공기청정기 없이는 집안, 학교, 직장에서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환경으로 변화고 있다. 돈을 물 쓰듯이 쓴다는 표현처럼 폭염과 미세먼지로 인해 전기를 물 쓰듯이 사용해야한다.

깨끗한 공기와 비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청정한 환경을 언제쯤 되찾을 수 있을까? 명상을 할 때 호흡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 처럼 일상생활에서 미세먼지로 인해 매순간 공기를 들이마시는 것을 느끼게 되고 조심하게 되었다. 면역력이 취약한 노인이나 어린이, 임산부, 호흡기 및 심혈관계 질환자들은 물론, 영·유아는 특히나 미세먼지 노출 위험이 보다 높고 건강 영향도 장기적으로 나타날 수 있기에 국민 건강보호를 위한 정부의 미세먼지 저감 대책과 중국정부와 중국발 미세먼지 저감 협상과 대응방안을 조속히 추진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