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서 한국인 피랍…청해부대 급파

지난달 리비아에서 한국인 남성 1명이 납치돼 28일째 억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달 6일 리비아 서부 지역에서 무장 민병대가 현지 회사의 외국인 숙소에 침입해 한국인 1명과 필리핀인 3명을 납치하고 물품을 빼앗았다. 피랍자는 한국이 건설한 리비아 대수로의 수자원 관리 회사 직원으로 현지에 오랫동안 거주하고 있었다.

이 남성이 납치된 이후 회사 관계자가 피해를 신고했지만, 현재까지 한국 정부와 납치 세력과의 직접적인 접촉은 없었으며 납치 세력의 요구사항도 알려지지 않고 있다.

사건 발생 직후 한국 정부는 엠바고(보도 유예)를 요청했지만, 1일 리비아 매체 ‘218 뉴스’의 페이스북 계정에 피랍자들의 동영상이 공개되자 엠바고를 해제했다.

영상에는 자신이 한국인이라고 밝힌 남성 1명과 필리핀 국적이라고 밝힌 남성 3명 등 총 4명이 등장해 도움을 요청하는 모습이 나온다. 영상에서 남성은 자신이 한국인이라고 밝히며 영어로 “대통령님, 제발 도와달라. 내 조국은 한국이다(please help me, president, our country South Korea)”라고 호소했다. 또 “나는 너무 많이 고통받고 있다. 나로 인해 아내와 아이들의 정신적 고통이 너무 심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동영상에는 납치 세력으로 추정되는 괴한이 총을 든 채 피랍자들 주변에 앉아 있는 모습도 함께 담겨있다.

이 동영상은 리비아 현지 한국 공관 직원이 발견해 우리 외교부로 알려왔지만, 동영상을 누가 언제 촬영했는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외교부는 “이번 동영상에서 납치 세력은 자기 신원과 정체를 밝히지 않았고 특별한 요구사항도 없었지만, 동영상을 공개한 것으로 미루어 볼 때 납치 세력이 협상을 개시하겠다고 얘기한 걸로 보인다”고 밝혔다.앞서 합참은 문재인 대통령 지시에 따라 신고가 접수된 당일 저녁 아덴만에서 임무 수행 중인 청해부대를 인근 해역으로 급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청해부대는 그리스령 크레타섬 인근에 대기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