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유럽 이어 캐나다에도 중국정책 ‘탈미국화’ 촉구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화면 캡처]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중국이 유럽에 이어 캐나다에도 미국의 영향에서 벗어난 자주적인 대(對) 중국 정책을 펴라고 촉구했다.

6일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무장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독립·자주’의 원칙을 강조한 뒤 “캐나다가 중국과 함께, 외부 간섭을 배제하고 어려움을 극복해가며, 양자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이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실현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일 유럽연합(EU) 수뇌부와의 영상 회담에서 유럽의 자주적인 대 중국 정책을 촉구한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의 결집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중국은 유럽과 캐나다 등을 상대로 미국의 대 중국 압박에 동참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모습이다.

또한 왕 부장은 캐나다가 긍정적이고 객관적인 눈으로 중국을 대하고, 온건하고 실용적인 대 중국 정책을 펴길 바란다면서 상호 핵심 이익을 존중함으로써, 양국 관계에 새로운 장애물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만 문제를 잘 처리하지 못하면 중국과 캐나다 관계는 근본적인 피해를 볼 것”이라며 “캐나다 측이 중국의 핵심이익과 관련된 문제에서 올바른 태도와 입장을 취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근년 들어 중국과 캐나다 관계가 (화웨이) 멍완저우 사건으로 엄중한 좌절을 겪은 것은 우리가 원치 않은 일이었다”며 운을 덴 뒤 “사건의 본질은 미국이 협박을 통해 중국의 첨단 기술 기업을 탄압한 것”이라며 “어떤 나라도 나쁜 사람의 앞잡이가 되어 이런 일방적인 괴롭히기를 도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중국의 통신 장비 대기업 화웨이의 부회장인 멍완저우는 미국 정부가 대 이란 제재법 위반 혐의로 발부한 체포영장에 따라 2018년 12월 캐나다 밴쿠버 국제공항에서 체포됐다. 이후 멍 부회장은 캐나다에서 가택연금 상태로 지내다 작년 9월 풀려나 중국으로 돌아왔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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