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희
그 한번의 따뜻한 감촉
단 한번의 묵묵한 이별이
몇 번의 겨울을 버티게 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벽이 허물어지고
활짝 활짝 문 열리던 밤의 모닥불 사이로
마음과 마음을 헤집고
푸르게 범람하던 치자꽃 향기
소백산 한쪽을 들어올닌 포옹
혈관 속을 서서히 운행하던 별
그 한번의 그윽한 기쁨
단 한번의 이슥한 진실이
내 일생을 버티게 할지도 모릅니다
한 해가 가고 새 해가 오는 일이 빗금 긋듯이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지만 사람들은 절기를 나누고 시간을 약속해서 가족과 친지와 친구들을 만난다. 그 만남은 그동안 섭섭했던 일들을 털어내고 서로가 좀 더 익숙해지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 시인의 말처럼 벽을 허물고 마음을 나누고 그래서 따뜻한 겨울의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고정희 시인은 ‘현대시학’으로 등단했고, 1991년 작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