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도 무더웠던 여름도 이제 한풀 꺾인 모양새다. COVID-19라는 초유의 감염질환과 사투를 벌였던 우리는 아직도 경계심을 늦추기에는 여유가 없어 보인다. 한의학에서는 ‘천인상응(天人相應)’이라 하여 자연의 변화에 따라 인간이 잘 적응하는 것이야말로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로 보았다. 그렇다면 다가오는 가을철을 대비하는 한의학의 지혜를 살펴보기로 하자.
계절 변화에 따른 불규칙한 생활리듬
한의학에서 가을철은 오행(五行) 속성상 ‘금(金)’이며 배당되는 오장육부는 ‘폐장(肺臟)’이다. 계절의 특성상 기운을 ‘수렴(收斂)’하는 특징이 있고 이로 인해 ‘숙살지기(肅殺之氣)’가 강한 계절로 볼 수 있다. ‘숙살지기’란 봄/여름 동안 우세했던 양(陽)의 기운을 안으로 수렴시키고자 발생된 음(陰)의 기운이 시작되는 시기의 기운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그래서 가을철에는 비록 점심과 오후에 아직 여름의 기운이 남아 기온이 높지만, 아침저녁으로는 기온이 떨어져 찬기운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숙살지기가 완연한 가을철에 자연의 변화에 잘 적응하지 못하면, 체내 여기저기서 경고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높은 일교차로 인해 감기 등 호흡기관의 면역질환, 기후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생활리듬의 불규칙으로 발생하는 만성피로 증상이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새학기가 시작하는 계절인 만큼 학생들의 스트레스로 인한 각종 증상들도 간과할 수 없다.
인체 적응력이 감소하는 가을철
가을철 날씨가 좋다는 것과 노인들 기운 좋다는 말은 믿지 못한다’라는 속담이 있다. 우선 가을철이 되면 급격한 기온변화에 따른 인체 적응력은 감소한다. 특히 체내 적응력이 부족한 유·소아나 노인층은 감기와 같은 면역 관련 질환의 발생이 증가하게 된다. 아울러 여름철에 고삐가 풀렸던 생활패턴을 새학기에 맞춰야하는 학생들은 줄어든 수면량과 학업스트레스로 인해 만성피로, 소화불량, 두통 등의 증상에 시달리게 된다.
질병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관리해야
한의학에서는 가을철에는 일찍 잠자리에 들어, 일찍 깨어날 것을 강조하였다. 아울러 여름철에 줄어 든 신체활동을 점차적으로 늘려 가을철에 적응할 수 있는 기운을 축적해야할 것을 강조하였다. 이미 발생한 질병을 치료하기보다 질병이 발생하기 전에 치료한다 라는 한의학의 질병치료관과 같이 다가오는 가을철에 맞춰 특정 증상이나 질환에 대해서 가까운 병원에 들러 전문가의 상담을 미리 받아 보는 것이 좋다.
가을철 건강관리
가을철에 쉽게 구할 수 있는 배, 은행, 무, 도라지 같은 환절기 적응력을 강화시키는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 감기를 예방하고 생활리듬을 위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이 좋다. – 가을은 서늘하고 찬 기운이 강해지는 시기이므로 따뜻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