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9 – 수족냉증(手足冷症)과 상열하한(上熱下寒)

수족냉증이란 이름대로 손발이 차가운 증상을 말한다. 추위를 느끼지 않을 만큼 온도에서 손이나 발에 지나칠 정도로 냉기를 느끼는 병을 말한다. 손발이 차가운 것은 단독질환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증상 명으로서 기저에 당뇨병이나 레이노병과 같은 질환이 있지는 않은지 진찰을 해보아야 한다. 기저질환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해서 손발이 찬 환자가 건강상태에 있다고 할 수는 없다.

한방에서는 수족냉증을 진찰하고 치료할 때 몇 가지 구분하는 것이 있다. 상한론에는 한열(寒熱)이라는 개념이 있다. 몸이 차가운 사람에게 온기를 넣어주는 치료수단과 약재가 다수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전혀 다른 치료를 시행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는 주의를 요한다. ▲손발이 차지만 발이 더 차다. ▲긴장상황이나 업무에 몰입하는 등 스트레스가 있을 때는 손발이 더 차가워지는 경향이 있다. ▲몸이 차다고 느끼는 자각은 있으나, 입에는 시원한 냉수나 얼음이 더 맞는다. ▲설진 시 혀의 색이 정상의 담홍색보다 더 진한 진홍색을 띠고 있다. 이런 경우에는 비록 손발이 차갑더라도 병리적인 몸 상태는 일반적인 ‘냉증’과는 전혀 다른 ‘상열하한증’으로 진단이 된다. 머리는 차갑게, 발은 따뜻하게 하는 것이 건강과 장수의 비결이라는 것은 히포크라스테가 남긴 격언으로도 유명하다. 이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중요한 인체의 원리가 된다.

지속적인 스트레스의 압박을 받게 되면 ‘열 받는다’라고 표현하듯이 머리나 상체로 열이 오르는 증상들이 발생한다. 스트레스 시에 손발이 차가워지면서 잦은 두통, 눈의 건조함과 충혈, 가슴의 답답함 등이 나타나고 결정적으로 입에서는 냉수나 얼음 등의 냉각수를 찾고 있다면 ‘상열하한증(上熱下寒症)’으로 봐야 한다.

수족냉증과 상열하한증을 구별해야 하는 이유는 치료 시에 사용되는 약물과 치료의 방침이 전혀 달라지기 때문이다. 한약재와 인삼에 친숙한 한국에서는 손발이 차거나 추위를 많이 탄다고 하면 몸을 따뜻하게 해주기 위해 인삼이나 홍삼 등의 보양제를 찾아서 먹는 관습이 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상열하한’으로 인한 수족냉은 가슴이나 상체에 열이 많은 상황이기 때문에 인삼, 홍삼, 마늘, 장어 등의 보양제를 섭취할 경우 상열을 더 조장할 수 있다. 그러므로 손발의 냉증도 더 심해질 수 있다. 이외에도 ‘상열하한’인 경우에 홍삼이나 인삼을 잘못 복용하면 부작용으로 수면장애, 가슴 두근거림, 두통, 코피, 혈압상승 등을 경험하게 된다. 더구나 홍삼은 에스트로겐과 같은 반응을 나타내어 자궁출혈, 유방통 등의 증상을 야기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수족냉증치료 시에는 냉증과 상열하한증의 구분이 반드시 필요하다. 전문의료인에게 진찰을 받은 후에 본인에게 적합한 약물을 처방 받아 치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