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5 – 현훈(眩暈): 어지럼증

오랫동안 차를 타던가, 앉았다 일어난다거나, 놀이기구를 탄다거나 하는 중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지거나, 사물이 흐리게 보이며 자신 혹은 주위 사물이 빙글빙글 도는 것 같은 느낌은 누구나 한번씩은 경험했을 것이다.

이러한 느낌들을 통틀어 어지럼증이라고 한다. 이는 크게 생리적인 현상으로써의 어지럼증과 몸의 이상 신호로써 오는 어지럼증으로 구분한다.

생리적 현상의 어지럼증은 차멀미나 뱃멀미 같은 과도한 자극에 의한 어지럼증이나 높은 곳에서 느끼는 어지럼증 등이 있다.

병적인 어지럼증은 전정 또는 미로구조의 이상으로 인한 어지럼증이 대부분이다. 그 외, 중추신경계통의 이상에 의한 중추성 어지럼증과 전신질환의 증상으로 나타나는 어지럼증이 있다.

한의학에서는 어지럼증을 보통 현훈(眩暈)이라고 말하며 혹은 두현(頭眩), 현모(眩冒), 현운(眩運) 등의 다른 이름으로 말하기도 한다. 보통 현훈과 함께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오심이나 가벼운 두통, 구토, 발한 등이 있으며 가끔 실신을 동반한다.

어지럼증의 원인으로는 메니에르나 이석의 이상 같은 미로성 병변, 전정신경염이나 이성(耳性)대상포진 같은 전정신경병변, 전정핵 및 뇌간의 장애, 추골 동맥의 압박이나 변형성 척추증 같은 목 부분의 이상, 고혈압이나 저혈압, 뇌경색이나 뇌허혈 같은 순환장애, 빈혈, 자율신경의 실조 등 많은 원인이 있다.

현훈 환자를 진료할 때 어지러운 양상으로써 회전성과 비회전성, 반복성의 유무, 지속시간 등을 고려하며 어떤 부분의 이상에 의한 현훈인지 감별해야 한다. 한쪽으로 쓰러질 것 같다던가 비틀거린다, 혹은 아찔하다, 붕 떠 있는 것 같다 등의 표현과 더불어 머리의 움직임이나 자세의 변화로 악화되는지,스트레스나 과환기로 악화되는지, 동반증상이 오심이나 구토, 이명, 난청이 오는지, 실신 무력감 손발 저림이 오는지 등으로 전정계와 비전정계로 대략 감별이 가능하다.

어지럼증의 심한정도, 시선을 고정했을 때 눈동자의 떨림 감소 유무, 눈동자가 떨리는 방향, 청력의 감소나 이명의 유무, 동반증상 등으로 말초성과 중추성으로 대략 감별을 할 수 있다.

현훈과 함께 의식을 잃고 실신한 경우는 미주신경성 실신이나, 기립성 저혈압, 뇌 혈류의 장애 또는 심혈관계의 이상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현훈 초기의 경우에는 환자에게 안정을 취하도록 권하고 약물사용과 함께 머리운동이나 시선고정, 체위변환, 자세운동과 같은 적절한 재활운동요법을 실시하게 된다. 현훈이 비교적 가벼운 경우는 치료와 간호에 대한 예후도 양호하지만 현훈이 오래되고 발작이 빈번하며 발작시간이 길고 증상이 심하면 근본치료가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