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1. 가을환절기의 어린이건강

가을은 여름에 번성했던 자연이 갈무리 하는 시기이다. 한여름 무성했던 식물들은 잎과 꽃에 퍼진 에너지를 모아 열매를 맺는다. 동물들은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많이 먹어 살을 찌우며 동면을 위한 준비를 한다. 사람 또한 대자연의 법칙에 따라 본능적으로 겨울을 대비하는 작업을 한다.

가을에는 식욕이 왕성해지고 섭취된 음식은 영양분으로 공급되어 체내에서 저장된다. 또한 여름에 소모된 기를 회복하고 축적시킨다. 곧 여름 동안 저하된 면역기능이 강화된다. 그러므로 가을은 남녀노소 모두 체력기능이 좋아지며 이 시기에는 보약을 통해 기와 영양을 더 많이 공급한다.

한방에서는 흔히 가을철은 폐왕간쇠(肺旺肝衰)한 계절이라고 한다. 즉 폐는 왕성하고 간이 쇠약해지는 때라는 뜻이다. 아침과 저녁의 일교차가 크고, 여름의 열기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차가운 바람이 세차게 불어오니 폐 기능이 왕성해야 병에 걸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가을철에 폐 기능이 왕성 하려면 영양을 잘 섭취하고 뼈에 진액을 보충해 기(氣)를 모아 주어야 한다. 폐 기능이 부실하면 감기를 비롯한 천식, 기침 등 호흡기질환이 자주 발생한다.

이외 가을에 흔한 질병은 수분과 진액의 부족으로 오는 피부건조증이다. 물론 코 점막 등이 건조해져 감기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건조를 막기 위해 국물이 있는 따뜻한 음식이나 수분을 많이 섭취해야 한다. 가을에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이 좋다.

『동의보감』에 보면 가을 세 달은 “용평(容平)”이란 말이 있다. “만물을 거두어 들이고 성장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자연의 갈무리를 가리킨다. 가을철에는 마음을 가다듬고 신기(神氣)를 몸 속으로 모아야 한다. 즉 기(氣)를 축적한다는 것이다. 기를 보충하려면 천기(天氣)와 지기(地氣)를 다스려야 한다. 가을은 천기가 쌀쌀해지고 지기는 깨끗해진다. 고로 이른 아침 일어나 마음을 안정시키면 쌀쌀한 기운을 거슬리지 않고 신기를 몸 속에 축적할 수 있다.

가을을 위한 섭생법은 중요하다. 가을은 모든 사람이 재기를 다지기 좋은 계절이다. 오곡백과는 많은 질병을 예방치료 한다. 가을에 거두는 배, 은행, 무, 도라지 등은 기침이나 가래 같은 기관지증상에 좋은 식품이다. 돼지고기, 오리고기, 꿀, 땅콩, 잣 등도 가을철음식으로 좋다.

포도는 우리 몸 속에 들어오면 성질이 써늘하여 적당히 먹으면 변비에 좋다. 그러나 변이 무르고 설사를 하는 아이에게는 좋지 않다.

사과는 전신의 신진대사기능을 활성화 하고 장의 기능을 정상화 하고 면역기능을 강화한다. 그러나 변이 무르고 퍼지는 아이는 사과즙만 마셔야 한다. 사과는 산성성분이 많으므로 산성과다로 위장이 약하거나 질병을 앓는 아이는 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