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선현들은 오늘의 “갱년기증후군”을 여성의 인체에서 음 적인 부분이 고갈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았다. 한의학에서 음(陰)은 양(陽)에 대응되는 것으로 주로 물, 수기(水氣), 하강 등 정적이며 수렴하는 기운을 종합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에 비해 양(陽)은 불, 화기(火氣), 상승 등 활동적이며 발산하는 기운을 의미한다. 갱년기증상의 대부분은 음이 허해지면서 불필요하게 과잉 된 양이 몸에 형성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피부가 건조해지고 입이 마르고 눈이 뻑뻑해지는 것 등이 모두 수기 즉 인체에서 침, 점막 등 각종 액체성분을 만들어 내는 능력의 근본이 되는 음이 허해지면서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갱년기증상 중 가장 많이 동반되는 어깨통증이나 결림도 마찬가지다.
‘음은 하강하고, 양은 상승한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이다. 실제 물은 가만히 내버려두면 낮은 곳으로만 흘러가고, 불은 위로 타 올라간다. 인체도 마찬가지다. 음이 허해지면 기운을 아래로 내리는 힘이 약해지고, 상대적으로 체내의 모든 기운이 위로 치솟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음이 허해지면 항진된 양의 기운이 치솟아 인체의 상부인 가슴, 어깨, 머리 등에서 여러 가지 불편한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정신적으로도 마찬가지다. 차분함이 줄고 쉽게 화를 내고 원인 모를 불안과 긴장감이 더해지기도 한다. 모두 다 음 적인 기능이 줄면서 상대적으로 양적인 기운이 강해지면서 갱년기 즈음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심하면 아예 음, 양이 모두 허해지면서 자기 연민이나 슬픔이 강해지기도 한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라는 것도 결국 한방에서 말하는 음과 유사하다.
갱년기 한방치료는 크게 세가지다. 우선 음 적인 부분을 보충 강화하는 약물요법이다. 여성호르몬 부족에 대해 여성호르몬 자체를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호르몬을 생산할 수 있는 내장장기의 기운을 올리는데 도움이 되는 약물을 공급하는 것이다.
이는 빈혈 등의 치료에도 마찬가지다. 혈(血)이 부족할 때 다른 사람의 혈액을 직접 수혈하는 것이 서양의학적 사고라면 혈(血)을 생성하는 비장의 기능을 북돋우어 2차적으로 혈 부족 상태를 충족시켜주는 것이 한의학적 사고이다.
둘째, 체질에 따른 갱년기치료방법이다.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장기의 허와 실, 체질별 약점을 보완하면 갱년기 위화감도 함께 해소된다. 정신적인 변화나 심리불안 등은 체질적인 관점에서 치료하면 좋은 효과를 본다.
셋째, 침술치료방법이다. 어깨 결림, 안면 홍조, 안면 및 눈 떨림, 팔다리 저림 증 등 근골격계와 신경계의 문제는 침 시술로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침은 인체의 혈 자리를 통해 기혈의 순환을 좋게 해주는 시술방법이다. 한방치료는 다소 시간이 걸려도 부작용이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