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동안 움츠리고 있던 몸과 만물이 따뜻한 햇살에 서서히 그 생명력을 다시금 드러내는 계절 봄이 다가온다. 봄은 한의학에서 ‘천지의 기운이 모두 발생하여 만물이 번성하기 시작하는 계절’이라고 했다. 우리 몸에서 열 발생 및 에너지의 보존과 생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근육은 추운 날씨에는 긴장하고 움추려진다.
겨울의 차가운 날씨에 적응되어 있던 몸은 따뜻한 날씨에 적응해야 하므로 환절기에는 몸이 나른해지고 오히려 피곤한 증상이 생길 수 있다.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은 몸의 지방을 늘려서 체온을 보전하며, 축적된 지방을 분해하며 수분을 충족시킨다. 우리 몸도 겨울에는 지방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으며 특별히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본인도 모르는 사이 늘어난 뱃살에 황당스러울 수가 있다. 지금 당장 허리춤에 손을 대고 한번 만져보자. 손가락 아래 잡혀지는 살들은 모두 지방이라 볼 수 있다. 보다 정확하게 측정해보고 싶다면 자연스럽게 선 상태에서 튀어나온 골반 뼈와 갈비뼈 아랫부분 수직선의 중간(배꼽선)에 줄자를 느슨하게 재보자. 여자의 경우 85cm, 남자의 경우 90cm이상이라면 복부비만일 가능성이 높다.
봄은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며, 한의학의 계절 양생법에서도 ‘저녁 늦게 잠자리에 들고 아침 일찍 일어나 움직이되 몸을 이완시키고 정서적으로도 풍부하게 지나는 것이 봄의 기운에 호응하는 것이며, 몸의 생기(生氣)를 기르는 방법이다.’라고 했다.
따라서 활동량을 늘리는 것이 몸을 건강하게 만드는 비결이지만 아직 긴장을 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는 심리적, 신체적 이완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그러면 운동은 어떻게 할까?
강도가 높은 격렬한 운동보다는 부드럽고 완만한 운동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실내에서의 운동보다는 햇살이 좋은 오후 야외에서 걷고 활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운동을 할 때 땀을 배출시키는 것이 겨울내 잠복했던 정체된 기운을 밖으로 배설시키면서 신진대사를 촉진시키는 효과가 있다. 등산을 비롯 테니스나 배드민턴 등 어느 것이라도 좋다.
균형적인 식생활도 중요하다. 겨울을 지나면서 저하된 신진대사로 인해 소화력이 떨어진다. 싱싱한 봄철나물과 식초를 이용한 식탁은 몸을 생기 있게 하면서 기운을 돕는다.
근육활동의 저하와 나른한 몸 상태는 피로를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양질의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가능하면 복부를 따뜻하게 하면서 대사가 활발해질 수 있도록 차가운 음식을 삼가고 수분 섭취를 늘인다.
한의학에서의 비만치료는 살을 빼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체중이 줄어들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림프, 혈액 및 체액의 순환이 촉진될 수 있도록 침 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하면서 신진대사의 기능을 높인다. 부분적으로 굳어진 조직을 부드럽게 하면서 지방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도록 부항요법과 지방분해 침 치료도 함께 적용한다. 물론 적절한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의 병행은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