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8. 환절기 건강상식

5일간시절의 변화를 후(候)라 하고, 이것이 3번 모이면 하나의 절기(節氣)가 된다. 그리하여 1년 365일이 24절기로 구성된다. 따라서 ‘절기가 바뀐다’는 의미의 환절기(換節期)는 1년에 최소 24번은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 중에서도 봄, 여름, 가을, 겨울 사시의 변화가 가장 큰 것이고, 그 중에서도 봄과 가을이 대표적인 환절기에 속한다. 봄은 겨울의 음의 에너지가 양의 기운으로 바뀌는 것이고, 가을은 여름의 양의 에너지가 음의 기운으로 바뀌는 것이다. 따라서 에너지의 변위가 가장 큰 시절이 되고, 몸의 저항력이 약한 사람들에게 쉽게 병이 온다.

서양의학에서는 질병의 원인을 크게 바이러스나 박테리아에 의한 것으로 인식한다. 따라서 치료에 있어서도 그것들을 제거하는 것에 초점을 둔다. 하지만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병의 인자가 활동할 수 있는 생체내의 환경에 주목한다. 이러한 상황은 일상 여러 질환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첫째는 감기다. 감기의 원인은 바이러스라고 하지만 체내에서 감기바이러스가 활성화되는 상황은 몸이 냉할 때이다. 대개 몸이 피로할 때 갑작스런 기온의 차이에 의하여 차가운 기운을 극복하지 못하면 감기에 걸린다. 또한 감기에 자주 걸리는 사람도 평소에 몸이 차서 추위를 잘 타는 사람이 많다. 따라서 감기에 걸렸을 때에도 초기에 오한이 있을 때에는 몸을 덥혀 땀구멍을 열어 찬 기운을 내보내고 몸을 덥히는 치료가 기본이 된다.

둘째로 냉이나 대하로 불리는 여성의 질염이다. 기온이 떨어지면 물이 생기는 것이 자연현상이다. 가을이 되면 낮 동안 증발된 수증기가 밤새 안개로 자주 변하며, 액화하여 이슬이 맺힌다. 사람도 추우면 소변이 쉽게 생성되어 소변을 자주 보게 되며, 감기의 초기나 콧속의 가는 혈관 쪽으로 순환이 안되어 발생하는 비염에도 콧물이 나온다. 또한 동굴의 벽이나 아파트 외부의 창에 결로가 생기는 것 또한 차가운 기운 탓에 온도의 차이에 의하여 나타나는 것이다. 여성생식기의 비정상적인 분비물 또한 정상적인 균이 살수 있는 따뜻한 환경이 파괴되었을 때 생기며 그러한 상황을 개선해 주면 재발 없이 잘 치료된다.

셋째로 평소에 대변이 잦거나 설사를 자주 하는 경우이다. 장내에서 유산균을 비롯하여 몸에 이로운 균들이 살수 있으려면 장이 따뜻해야 한다. 하지만 장이 차서 이러한 균이 제대로 생장 발육하지 못하면 만성설사나 이로 인한 잦은 자극에 의하여 장염이 발생하는데 이럴 때 혈액순환의 장애를 해소하여 장의 냉기를 제거하면 해결된다. 이외에도 냉한 상황을 개선하여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은 매우 많다.

최근 서양에서도 온열요법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암(癌) 치료에 대해서도 이러한 방법을 응용하고 있다. 암은 현대에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다. 동의보감에도 암(癌)에 대한 형상과 병의 원인 및 치료가 수록되어 있으며 이에 대한 원전(原典)은 최소 13세기 송나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방에서는 기혈의 원활한 흐름이 없어서 암이 발생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