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7. 갱년기의 한의학적 대처 법Ⅱ

옛 성현들은 ‘갱년기 증후군’을 여성의 인체에서 음(陰) 적인 부분이 고갈되면서 나타나는 것으로 보았다. 한의학에서 음(陰)은 양(陽)에 대응하는 것으로 주로 물, 수기(水氣), 하강 등 정적이며 수렴하는 기운을 종합적의미로 표현한 것이다.

이에 비해 양(陽)은 불, 화기(火氣), 상승 등 활동적이며 발산하는 기운을 의미한다. 갱년기 증상의 대부분은 음이 허해지면서 불필요하게 과잉 된 양이 몸에 형성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피부가 건조해지고 입이 마르고 눈이 뻑뻑해지는 것 등은 인체에서 침, 점막 등 각종 액체성분을 만들어 내는 능력인 수기(水氣) 곧 음(陰)이 허해지면서 생기는 것이다.

‘음은 하강하고 양은 상승한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이다. 물은 낮은 곳으로만 흘러가고, 불은 위로 타올라간다. 인체도 음이 허해지면 기운을 아래로 내리는 힘이 약해지고 상대적으로 체내의 모든 기운이 위로만 치솟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음이 허해지면 항진된 양의 기운이 치솟아 인체의 상부인 가슴, 어깨, 머리 등에서 여러 가지 증상이 발생한다. 무안을 당했을 때 기분이 나쁜 열이 얼굴주위에 생겼다 사라졌다 하는 증상도 갱년기에 음이 허해지면서 드러나는 대표적인 현상이다.

서양의학에서 말하는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이라는 것도 한의학에서 말하는 ‘음(陰)’이라는 의미와 유사하다. 다만 서양의학에서는 여성호르몬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이 원인이므로 인공여성호르몬을 체내에 주입하면 증상을 줄일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여성호르몬 요법은 갱년기증상을 어느 정도 줄일 수는 있지만 최근 연구결과 유방암유발 등 부작용이 있는 것이 흠이다.

한의학에서 갱년기 치료는 크게 세가지로 나눈다. 첫째, 음적인 부분을 보충, 강화하는 약물요법이다. 인공여성호르몬을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호르몬을 생산할 수 있는 내장장기의 기운을 올리는데 도움이 되는 약물을 처방하는 것이다. 이는 빈혈 등의 치료에도 마찬가지다. 혈이 부족할 때, 다른 사람의 혈액을 직접 수혈하는 것이 서양의학적 사고라면, 혈을 생성하는 비장의 기능을 북돋우어 2차적으로 혈 부족상태를 예방하는 것이 한의학적 사고이다.

둘째, 체질개선도 갱년기치료에 중요하다. 각 개인의 체질에 따라 다른 장기의 허와 실, 체질별 약점을 보완하면 갱년기 위화감도 함께 해소된다. 특히 갱년기에 나타나는 정신적, 심리적 불안 등을 치료하면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다.

셋째, 어깨 결림, 안면홍조, 안면 및 눈 주위 떨림, 팔다리 저림 증 등 근골격계와 신경계의 문제는 ‘침(針) 시술’로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침술은 인체의 각종 혈(穴) 자리를 통해 기혈의 순환을 좋게 해주는 시술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