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4. 어지럼증의 한방치료

한의학에서는 어지러운 증상을 현훈(眩暈)이라고 한다. 현(眩)은 눈이 캄캄하면서 아찔한 것으로 별이 보이고, 훈(暈)은 차나 배를 탔을 때 머리가 핑 도는 증상이다.

가벼운 현훈증은 눈을 감으면 멈춰지나 심한 경우에는 차멀미나 뱃멀미를 하는 것처럼 기립자세를 취할 수 없으며 속이 울렁거리거나 구토 혹은 발한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어지럼증은 지나친 정신적 고통, 절제 없는 음식물의 섭취, 다량의 출혈, 무리한 육체적 노동 등이 원인으로 작용한다.

한의학적 치료는 허증과 실증을 구분하여 실시하는데 허증이란, 인체의 정기(精氣)가 부족하여 병이 발생하는 것이므로 부족한 정기를 북돋워주는 치료방법을 시행하며 실증은 질병을 일으키는 사기가 왕성한 것으로 사기를 몰아내는 치료방법을 쓴다.

현훈증의 실증은 대부분 혈압이 높은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증상으로 어지러운 증상 외에도 귀에서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리며 머리가 터질 것 같은 증상이 동반되며 입이 자주 마르고 얼굴이 붉게 달아 오르는 경우가 많다. 특히 화를 내거나 정신적으로 흥분을 하면 더욱 어지러운 특징이 있다. 실증의 치료는 과 항진된 간장의 기능을 조절하여 고혈압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를 실시하면 현훈증이 가라앉는다.

허증은 기혈(氣血)이 허한 경우, 신정(腎精)이 허한 경우, 비위(脾胃)가 허한 경우 등의 3가지 형태로 분류할 수 있다. 기혈이 허한 경우는 장기간 큰 병을 앓았거나 무리한 노동을 한 후 어지럼증과 함께 얼굴이 창백하고 입맛이 없고 가슴이 두근거린다. 주로 여성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신정이 허약해서 생기는 어지럼증은 노인들에게 많은데 귀 울림, 불면, 건망, 요통 그리고 무릎 시린 증상이 흔히 동반된다. 또한 신장의 정기가 부족하므로 발기부전이나 수면 중에 땀이 과도하게 나고 수면장애 등이 나타난다.

비위가 허해서 어지럼증이 생기는 경우는 고지방식이나 고 열량식을 과도하게 섭취하기 때문이다. 비위의 기능이 상하고 습한 기운이 쌓여서 담이 만들어지며 맑은 양기가 머리로 올라가지 못하고 탁한 음기가 순환이 안되어 머리에 머물러 있게 되어 발생한다.

어지럼증의 한방치료는 침과 뜸 그리고 약재 등을 사용한다. 머리가 아프면서 어지럼증이 있는 경우에는 목과 머리부위에 침을 놓고, 소화가 안되고 구역질이 나는 어지럼증에는 복부의 중완과 합곡, 태충혈에 침과 뜸을 적용한다. 기운이 약해서 생기는 어지럼증에는 족삼리와 삼음교혈에 침을 놓는다. 빈혈로 생긴 어지럼증에는 계혈등(鷄血藤)이라는 약재를 처방하는 것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