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8. 산후조리Ⅰ

출산 후 산후조리를 위하여 한약을 복용하고자 한의원을 찾는 경우 대개 산모들은 한약처방 할 때 살이 찌지 않도록 신신당부 한다. 산후조리 약들은 임신과 출산을 거치며 쇠약해진 기혈을 보충하는 약을 사용하게 되는데, 보약이라고 하면 혹 살을 찌게 하는 것이 아닐까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것은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출산 후 비만이 되는 것은 출산 후 체중이 더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임신기간 중에 늘어났던 지방과 수분이 정상적으로 빠져주지 못하여 발생하는 것이다. 임신 중 증가한 지방과 수분은 출산 후 땀이나 소변을 통하여 자연스럽게 빠져나가고, 활발한 신진대사를 통하여 남은 지방도 소모되어야 한다. 그러나 출산 후 기력이 떨어져 대사가 잘 이루어지지 못하여 체중이 줄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출산 후 임신 전의 체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산욕기간 중에 빨리 기력을 되찾아야 한다. 한약복용은 산욕기간 중에 산모의 기를 보충하여줌으로써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여 건강을 속히 회복하게 하는 것이다.

산후체중이 정상적으로 줄지 못하여 비만으로 되는 여성의 경우, 정상으로 회복된 여성에 비해 오히려 빈혈도 많고 기운도 떨어져 산후후유증에 시달리는 것을 많이 보게 된다. 이는 산욕기간 중에 제대로 조리를 못해 기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신진대사가 잘 되지 못함으로 몸에 습담(濕痰) 즉, 불필요한 지방이나 수분이 정체되어 비만이 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임신중과 분만 후 에는 부종이 오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람들 중에는 산후에 부종이 빠지지 않고 그대로 살이 되어 비만이 되었다며 호박을 먹었다는 이도 적지 않다. 호박은 당질, 단백질, 비타민, 엽산, 미네날 등이 풍부하며, 식이섬유가 많아 변비를 해소해주는 효과가 있다. 또한 임신 중 비만이었던 산모가 출산 후 여전히 소변이 시원치 않고 부종이 있을 때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 하지만 호박이 모든 산모의 부기에 효과가 있다는 것은 잘못된 지식이다.

산후부종은 대개 신장이 나빠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임신 중 체내에 축적된 수분에 의해서 생기는 것이다. 따라서 출산 후에 부기가 빠지기 위해서는 신진대사가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된다. 출산 후 소변이 시원하게 나오면서도 부기가 있는 산모에게는 호박은 도움이 되질 못한다. 호박은 출산직후에는 어혈의 배출을 방해할 수 있으며 이뇨작용이 다소 강하므로 산모가 아직 회복되지 않은 1개월이내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출산 후 4-8주간의 산욕기는 임신으로 변화된 모체가 임신전의 상태로 되돌아가는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따라서 출산 후의 몸조리를 제대로 해야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