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2. 여름철과 양기(陽氣)

캐나다의 여름이다. 캐나다의 여름은 6월21일부터 3개월간인데 이시기에 발생하기 쉬운 질환에 대해 말해보자. 한의학에서는 여름 3개월을 번수(番秀)라 하여 ‘만물이 번창하여 열매를 맺는다’라고 하였다. 천지(天地)의 기(氣)가 교류하여 만물이 개화(開花)하며 결실(結實)하는 계절이다. 한의학에서는 여름은 화(火)가 왕성한 계절이어서 사람의 심(心)이 왕성하고 신수(腎水)는 쇠약한 계절이므로 사람의 정신을 손상하기 쉬운 계절이라 하였다.

따라서 여름철생활에서의 건강은 어떻게 유지할까? 생각하게 된다. 한의학의 성전이라 할 수 있는 내경에는 “여름에는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며 햇빛을 싫어하지 말고 성을 내는 일이 없게 하여 꽃이 피어나는 것처럼 사람의 양기(陽氣)가 밖의 기운과 잘 통하게 해야 한다.”라고 하였으며, 또한 여름철에 상하기 쉬운 양기를 튼튼히 하기 위하여 성교를 적게 하라고 했다.

무더운 여름에는 기를 보해야 한다고 하여 여러 가지 처방이 있다. 번수에는 일년 중 해가 가장 길다고 하는 하지(夏至)가 있다. 한의학에서 하지 이후에는 서병(署病)을 조심하라고 했다. 서병은 흔히 ‘더위를 먹었다’라고 말하는 병을 말한다.

이 때문에 여름에는 서병형의 요통, 견비통, 소화불량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다. 이 같은 증상은 한의학에서는 습열(濕熱)로 본다. 습열은 쉽게 생각해 사우나 내부를 연상하면 된다. 날씨가 덥다고 찬 곳에 누워있다가 생기는 요통, 에어컨 밑에 오래 있다가 생기는 견비통, 찬 음식을 과식해 생기는 소화불량과 설사 등을 말할 수 있다.

여름철에 발생하는 이 같은 증상을 피하기 위해서는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며, 화를 내지 말고 매사에 짜증내지 말고 기분 좋게 생활해야 한다. 또한 땀을 흘려야 기운이 잘 들게 된다. 땀을 흘려서 체내 노폐물 등이 잘 배설되도록 하고, 낮에 길이가 긴 만큼 활동을 길게 하고 잠을 적게 자는 것을 생활의 기본 패턴으로 하는 것이 좋다.

뜨거운 현장에서 작업을 하는 분의 경우에는 땀을 많이 흘리게 됨과 동시에 기운의 소모도 많게 된다. 이와 같이 무더운 환경에서 힘든 일을 하여 지치고 체액의 소모가 많은 사람은 일정시간 동안의 노동 후에는 반드시 시원한 곳에서 규칙적으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일년 중 여름 한철이 양생(건강하게 살기)하기가 가장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유독 여름이 되면 보양식을 찾게 된다. 보양식도 좋지만 덥다고 너무 안 움직이는 것은 건강에 해롭다. 아침저녁으로 비교적 선선한 시간에 적당한 운동을 생활화 하는 것이 좋다. 기운이 모자라는 분은 맥문동 8그램, 인삼과 오미자 각각 4그램을 배합하여 물에 달여서 냉장고에 넣고 상복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