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3. 건강과 장수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건강과 장수는 모든 사람들의 간절한 소망이다. 중국의 진시왕도 신하들을 시켜 불로초를 찾아 다니게 하였으나 그 소원을 이루지 못했다. 높은 권력과 많은 재산을 가진 사람들 역시 건강과 장수를 동시에 소유한 사람들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문명의 발달로 평균수명이 길어졌다고는 하지만 병원을 찾고 있는 사람들은 증가하고 난치병, 희귀 병은 더 많아졌다. 이런 병들을 치료하는 병원들도 계속 늘어나고 그 규모도 점점 대형화 되고 있다. 또한 질병을 치료하는 약을 생산하는 제약회사 역시 큰 수입을 올리고 있고 건강에 좋다는 각종 건강식품과 영양제, 건강기구들도 날이 갈수록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런 양극화 현상을 어떻게 이해하고 혼란한 상태를 정리할지는 숙제로 남는다. 질병을 고치는 약도 많고, 건강기구도 많고, 병원도 많은데 환자수는 도리어 늘어가는 이런 아이러니한 문제를 곰곰이 생각해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물론 여기에는 타당한 이유가 존재할 것이다. 이런 이유는 단순한 하나의 원인이 아니라 여러 가지 복합적인 원인들이 존재할 것이다. 많은 원인중의 가장 큰 원인은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문명의 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고 본다. 문명은 발달할수록 치열한 경쟁이 따르고 물질을 소유하려는 욕망이 더 커진다.

이런 경쟁적 관계에서 받게 되는 정신적 스트레스는 모든 질병의 큰 원인이 된다. 문명이 만든 구조에서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물질에 대한 욕심의 조절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너무 궁핍하게 살게 되면 그것 역시 큰 스트레스를 만들기 때문에 중용과 중도의 길을 찾아야 한다.

건강이란 단순히 질병이 없는 것만으로 건강하다고 하지 않는다.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을 때 건강하다고 본다. 몸도 마음도 심령도 건강해야 건강하다고 말할 수 있다. 몸과 마음과 심령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즉 몸이 아프면 마음과 심령이 완전할 수 없고 마음이 상하면 몸과 심령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행복한 삶이란 평균수명이 늘어나는 양적인 것보다는 질병 없이 건강하게 살다가 건강하게 죽는 것이다. 요즘 흔히 얘기하는 9988 124와 같이 99세까지 팔팔(8,8)하게 살다가 하루 이틀(1,2) 앓다가 죽는 것(4)일 것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현실은 이런 우리의 희망을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략 5-20년 고통 속에 살다가 생을 마감하는 것이 지금 우리들의 현실이다.

건강과 장수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은 많다. 실업과 빈곤, 굶주림과 질병이 만연한 사회환경에서는 사람들은 일찍 늙고 일찍 죽는다. 사람은 생리적으로 모든 기관과 계통들이 끊임없이 움직이는데 적합하게 되어 있다. 그런데 운동을 하지 않으면 이런 기관과 계통들의 기능이 낮아지고 무력해지며 심지어는 일찍 늙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