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6. 안면신경마비

잠을 자고나니 갑자기 한쪽 눈이 잘 감기지 않고, 입이 삐뚤어지며 반쪽 혀가 마비되어 음식을 잘 씹지 못하거나 흘리며, 말도 분명치 않으며, 침도 흘리고 한쪽 귀 뒷부분에 통증을 유발하는 것을 안면신경마비라고 한다. 영어로는 Bell’s palsy라 부르며 한방에서는 구안와사(口眼喎斜)라 한다.

 

현대의학에서는 구안와사가 일어나는 기전을 뇌간(腦幹)에서 시작되는 뇌신경의 일부로 외이(外耳), 설(舌), 이하선(耳下腺), 타액선(唾液腺) 및 목과 안면근육을 지배하는 제 7뇌신경의 이상으로 본다. 그 근본원인은 아직도 잘 규명되지 않고 있으며 그 치료 역시 뚜렷한 방법이 없어, 주로 스테로이드제재의 약물을 투여하거나 전기자극요법 및 안면마사지 등을 권하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안면신경마비를 풍한(風寒) 음사의 침입, 기(氣)의 소통이상으로 즉 풍과 한을 그 근본원인으로 본다. 또한 극도의 심신(心身)의 피로가 겹쳐서 생긴다 보고, 그 병증에 따라 치료에 임한다. 침(針)으로 막힌 기(氣)를 소통시키며 한약으로 약해진 기를 보강하며, 신경을 안정시키고 거풍(去風), 거한(去寒)을 목표로 치료에 임한다.

 

우리가 육체적 피로가 쌓이고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인체의 모든 저항력이 저하되어 각종병사가 몸에 침입하게 되는데 이 안면신경마비도 이런 경우에 흔히 발생한다.

 

안면신경마비는 나이나 성별에 관계 없이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으나 주로 십대 후반부터 오십대까지 생기는데 심신의 쌓인 피로를 풀어주고 한동안 편히 쉬면 약 75%는 별 치료 없이 수개월 사이에 자연적으로 치료가 된다. 그러나 초기에 간혹 이를 잘못 다스리거나 증상이 심한 경우에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나 미약하게나마 평생 동안 그 증상을 달고 살게 되는 경우도 있다.

 

구안와사의 침 치료와 함께 한방약처방을 소개하자면 바이러스성 감기가 그 원인일 경우에는 갈근탕, 몸이 허하면서 한냉으로 자한증이 있는 경우는 계지가영출부탕, 만성으로 신체가 냉하고 영양상태가 나쁠 때는 속명탕, 뇌출혈로 인한 초기증상에는 오약순기탕, 만성으로 빈혈이 있는 경우는 안비사물탕 등을 사용한다. 또한 신경쇠약 불면증에는 온담탕이나 귀비탕을 사용한다.

 

결론적으로 안면신경마비는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질병이며 일단 병에 걸렸을 경우에도 심신을 안정시키고 원인을 구명하여 그에 맞는 침과 한약을 사용하면서 치료한다면 속한 시일 내에 정상으로 회복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