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7. 역절풍과 퓨머티즘 관절염

류머티즘 관절염은 아침에 일어날 때 관절이 뻣뻣해지는 ‘조조강직’현상이 특징이다. 관절이 쑤시고 저리며 뻣뻣해지는 증상이 어느 한 관절에 극한되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점차 여러 관절로 옮겨 다닌다. 때로는 관절 이외에 근육, 폐, 피부, 혈관, 신경계, 눈 등에도 이상을 초래한다.

 

이런 류머티즘 관절염을 한의학에서는 역절풍(歷節風)과 가장 유사한 것으로 본다. 이것은 정기(正氣)가 부족하거나 기혈(氣血)이 허약하여 우리 몸에 저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풍(風), 한(寒), 습(濕) 등의 나쁜 기운이 경맥을 통해 뼈마디에 침입하여 생긴 것이다.

 

역절풍을 오래도록 방치하면 나쁜 기운이 오장육부에 이르러 류머티즘 관절염처럼 다양한 전신 증상을 일으킨다고 본다. 역절풍에 걸리면 숨이 가쁘고 절로 땀이 나며 어지럽고 손가락이 오그라들고 뼈마디가 울퉁불퉁 부으면서 빠져나갈 듯이 아프다. 증상이 팔다리의 뼈마디를 왔다갔다하면서 아픈 것이 마치 범에게 물린 것과 같이 심하다 하여 백호풍(白虎風) 또는 백호 역절풍(白虎歷節風)이라고 한다.

 

현대의학에서 류머티즘 관절염은 자기 면역세포가 자기세포 즉 관절의 연골이나 활막 등을 공격하여 생기는 것으로 본다. 이 때문에 항류머티즘제, 소염진통제, 스테로이드 등을 써서 면역 반응을 적절히 조절하고 염증으로 인한 통증을 줄이려고 한다. 또한 물리치료 등을 통해 아픈 관절 주위의 근육을 이완시키고 뻣뻣함을 풀어줘 관절의 기능을 최대한 유지시킨다.

 

동의보감에는 류머티즘 관절염의 증상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저절로 땀이 나며 몸이 피로하고 손가락이 가늘어지며 마디가 굵어지고 몸이 울퉁불퉁하게 부으면서…뼈 마디가 아파서 굽혔다 폈다 하지 못하고 끌어 당기는 것 같이 아픈 것은 찬 기운 때문이고 부어서 빠질 것 같이 아픈 것은 순환장애로 인한 습열 때문이며, 팔다리에서 누런 땀이 나오는 것은 기운이 허한 때문이다.’

 

만약 오랫동안 치료하지 않으면 뼈마디가 어긋나게 되고 이 때는 반드시 탕약이나 환약의 양을 많이 써야지 보통 약으로는 치료되지 않는 중병이 된다고 하였다.

 

한방에서는 역절 풍을 증상에 따라 급성인 실증(實證)과 만성인 허증(虛證)으로 나누는데 치료 방법은 급성에는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몸에서 풍(風)과 습(濕)한 기운을 없애주는 가미소풍활혈탕, 대강활탕 등을 처방한다. 만성에는 간(肝)과 신(腎) 기능을 보(補)하는 탕재가 처방된다. 침치료는 주로 병변이 흘러가는 경락(經絡) 등에 놓는데 지나치게 관절을 자극하는 것은 급성에는 적합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