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로한 부모님을 모시고 있는 사람이나 노인 환자들 중에는 가끔 이런 질문을 하는 분들이 있다. “보약을 먹으면 죽을 때 고생한다는데 정말인가요? “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급격한 뇌출혈로 인해 사망하지 않으면 뇌경색이나 뇌혈전으로 신체가 마비되어 사지를 못쓰거나 말을 못하게 된다. 이런 경우 위 기능은 아무런 탈이 없기 때문에 잘 먹게 되고 누운채로 대소변을 받아내며 몇 년 동안 자리를 보전하게 된다. 그 때 환자나 가족들은 ‘이렇게 구차하게 생명을 연장해야 하나, 차라리 깨끗하게 죽는게 나을텐데..’ 하면서 곰곰히 생각해보면 문뜩 보약이 떠오른다. 한국 사람치고 한 두번 보약을 먹지 않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아하, 이렇게 고생하면서 속히 죽지 않는 것은 바로 보약 때문이로구나’ 하고 생각하게 된다. 바로 여기서 그런 말이 생겨난 것이 아닌가 유추해 볼 수 있다. 대략 그런 정도일 것이다. 그런 말이 생겨난 정확한 근원은 어떠한 한의학 서적에서도 발견할 수가 없지만 분명한 것은 보약을 많이 먹었다고 해서 나중에 죽을때 힘든다 던지, 잘 죽지 못하는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힘들게 고생하지 않고 편안하게 잘 죽을 수 있다. 우리는 왜 보약을 먹는가? 병에 시달리지 않으면서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 먹는다. 병에 걸린다는 것은 인체의 어떤 장부나 조직의 기능이 부족하거나 넘치는 등 조화를 잃고 무너지는 것이다. 보약이나 한약은 이런 원리에 입각해 부족하거나 넘치는 장부나 조직의 균형을 바로 잡아 병에 대한 저항력과 면역력을 증강시켜 주기 위해 처방하는 약물이다. 따라서 보약을 많이 복용한 사람은 그만큼 인체의 각 장부나 기관이 조화롭게 유지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하나님으로 부터 부여 받은 자연적인 수명을 다 누리는 일이 많다. 그러면 죽을 때 왜 고생할까? 그것은 병이 진행 되어서지 보약을 먹어서 잘 버텨서가 아니다. 보약을 섭취하므로 인체 장부의 기능이 조화롭다면 병에 걸리지 않을 것이고, 병에 걸려 진행된 상태라면 그것은 이미 그 약의 효능이 다하고 장부의 균형이 깨졌다고 보아야 한다. 한약은 인체 장부의 음양과 허실의 균형을 맞춰주는 것이다. 어떤 장기가 약하기 때문에 그 장기를 보충하는 약이 들어가고 또 어떤 장기는 너무 기능이 항진되니까 그것의 기운을 내리는 약이 들어가는 것이다. 무조건 몸에 좋은 보약은 없다. 또 몸에 좋다고 아무렇게나 먹는 약들은 진정한 효능을 발휘 할 수 없다. 한약이란 마치 자물쇠를 열어 주는 열쇠와 같이 우리 몸의 상태에 딱 맞아야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렇게 하여 인체의 조화를 맞추는 것이 한약의 효능인데 어찌 보약을 먹었다고 죽을 때 고생한다 라고 할 수 있나? 차라리 ‘한약을 먹으면 죽기 전까지 덜 고생한다’ 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하겠다. 터무니 없는 루머나 비방으로 동양 고유의 전통 의학인 한의술의 성가를 과소평가 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