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가슴
김어준
잃어버린 시간들
하늘을 가득 품은 숨소리를
푸르게 채색하고 있다.
난
피곤한 자색 유혹을 떨치고
하늘을 좇아
시간을 오르려한다.
그리고 걷는다 뒤뚱뒤뚱
늦가을녘의 허수아비마냥
바람에 기대어.
허나 외치리라,
“난 쫓아가는 거야
너처럼 기다리는 게 아냐.”
바람은 동그란 시간을 휩돌아
저편 땅끝까지
숨차다.
별을 앓는 내 눈 언저리는
또 다른 무색의 하늘에
매달린다.
요즘 전세계 Podcast 에서 1위를 하고 있는 ‘나는 꼼수다’ 방송 4명의 멤버 중 한명이고 비주류 인터넷 신문 ‘딴지일보’ 총수인 김어준씨가 중학교 때 교지에 실었던 시다. 딴지일보의 읽은척한 메뉴얼에서 이미 그 내공을 내보인바 대로 이 사람 참 책 많이 읽었고 총명하구나 생각했는데 이미 어릴때부터 싹수가 남달랐나보다. 어찌 이 어린 소년이 시간의 개념을 그릴 줄 알았을까… 별을 앓는 아름다운 소년에게 나는 그만 반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