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바치다
김형오
꽃을 보면 안다
절로 맺었다 하면서
오죽하면 이리 피는 것이랴
앉은뱅이꽃 장다리꽃
잎잎이 새벽을 열고 와서
울렁울렁 피는 것을 보면
꽃술 높이 들고
꽃 가는 꽃 길따라
하루를 모두 바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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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피는 것은 아무일 없어도 좋은 일이다. 오죽해서 피던, 울렁울렁 피던 꽃은 그 자체로 선물이다. 몬트리올에도 이제 막 민들레가 돋고 목련이 꽃잎을 열었다. 꽃이 하루를 모두 바치면 오롯이받아보자. 오월 아닌가.
김형오 시인은 2003년 ‘시문학‘으로 등단했고 시집으로 ‘하늘에 섬이 떠서‘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