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퀘벡 주의 출산율이 최근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인구 증가세는 이민에 의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퀘벡 주 통계청(Institut de la statistique du Québec)이 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퀘벡에서 태어난 신생아 수는 약 7만7,950명으로, 이는 2005년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여성 1인당 평균 출산율도 1.38명으로 집계돼, 1987년(1.36명)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통계청은 출산율 하락의 원인으로 주거비 상승, 경제 불안정, 직장과 육아의 병행 어려움, 기후 변화에 대한 우려 등을 꼽았다. 프레데릭 플뢰리-파예르(Frederic Fleury-Payeur) 퀘벡 통계청 인구통계학자는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환경 문제나 삶의 질에 대한 고민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출산율 감소는 퀘벡 주뿐 아니라 캐나다 전역에서도 두드러지고 있다. 캐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전국 평균 출산율은 1.26명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인구를 자연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대체 출산율인 2.1명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출산율 감소에 따라 퀘벡은 2023년 처음으로 출생자보다 사망자 수가 많은 ‘자연 인구 감소’를 겪었다. 2023년 7월부터 2024년 7월까지 약 1,150명이 자연 감소했으며, 퀘벡의 17개 행정 구역 중 12곳에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다만, 이민 유입 증가로 전체 인구는 여전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4년 7월 기준 퀘벡의 총인구는 약 910만 명으로 집계됐으며, 이민자 유입이 주요한 성장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통계청은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71년까지 퀘벡 인구가 1,06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2023년 퀘벡 주에서 태어난 신생아 중 약 37%는 부모 중 최소 한 명이 외국 출신으로, 이는 2000년(21%)에 비해 눈에 띄게 증가한 수치다.
플뢰리-파예르 통계학자는 “출산율 저하 현상은 퀘벡이나 캐나다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출산율 감소가 장기적으로 노동력 부족, 고령화 가속화 등 사회·경제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대응과 장기적인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