퀘벡 주 응급실이 연휴 이후 심각한 과밀 현상을 겪고 있다. 몬트리올 주요 병원 응급실은 기준 수용률이 200%를 초과하며 의료 시스템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의료 웹사이트 ‘Index Santé’에 따르면, 몬트리올 제너럴 병원의 응급실 수용률은 213%, 유대인 종합 병원은 209%, 로열 빅토리아 병원은 203%에 달했다. 퀘벡주 전체 응급실 대기 시간은 평균 5시간으로 집계됐으며, 환자들이 들것에 머무르는 시간은 평균 16시간을 넘었다.
몬트리올의 응급실 의사 미치 슐만(Mitch Shulman) 박사는 이러한 과밀 상황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다며 “예측 가능하고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던 문제”라고 지적했다.
슐만 박사는 인터뷰에서 “매년 연말연시가 되면 가족과 함께하기 위해 집에 머무르려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박싱데이(12월 26일) 이후 응급실로 환자들이 몰리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시기는 대부분의 클리닉과 의사 사무실이 문을 닫아 환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의료 서비스가 제한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주 정부가 응급실 외 대체 의료 서비스에 대해 충분히 홍보하지 않은 점을 문제로 꼽았다. “811 건강 상담 전화나 약국 상담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며 “결국 간단한 증상으로도 응급실을 찾게 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말했다.
퀘벡주 보건부는 연말연시를 앞두고 “가슴 통증, 호흡 곤란, 심각한 부상 등 긴급 상황이 아닌 경우 응급실 방문을 자제해 달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슐만 박사는 “응급실 환자의 최대 50%가 비응급 환자로, 이들을 다른 의료 서비스로 돌리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라디오, TV, 신문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응급실 외 대체 의료 서비스 이용 방법을 홍보하는 광고 캠페인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슐만 박사는 연휴 이후 감기, 독감, 코로나19,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연쇄상구균 감염 등 호흡기 질환이 증가하면서 응급실 과밀 현상이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학교가 개학하면 2주 후 또 다른 환자 급증이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앞으로 한두 달간 응급실은 심각한 과부하 상태를 지속할 것”이라며 시민들의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