퀘벡주, 주요 이민 프로그램 일시 중단…규제 강화

Jean-F. Roberge X

주 정부가 주요 이민 프로그램 두 가지를 일시 중단하며 이민자 유입에 대한 통제 수위를 높인다.

장-프랑수아 로베르주(Jean-François Roberge) 퀘벡주 이민부 장관은 지난 30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퀘벡 주가 “이민자 유입을 더욱 철저하게 관리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일반 숙련 노동자 프로그램(RSWP)과 퀘벡 경험 프로그램(PEQ)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 조치는 31일부터 시행되며, 2025년 6월 30일까지 유효하다.

일반 숙련 노동자 프로그램(RSWP)은 퀘벡 주정부 승인서(CSQ)를 통해 영주권 신청 자격을 부여하는 핵심 경로이며, 퀘벡 경험 프로그램(PEQ)은 퀘벡 내 졸업생을 위한 이민 프로그램이다. 이번 조치로 두 프로그램 모두 신규 신청이 중단된다.

로베르주 장관은 “퀘벡 주는 이민 규제를 강화할 의무가 있다”라며 “2025년을 포함해 장기적으로 퀘벡 주의 이민자 수용 규모를 조정할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퀘벡 주 정부가 외국인 유학생과 저임금 일자리의 임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정책을 잇달아 발표한 가운데 나왔다. 지난 9월에는 몬트리올 내 저임금 일자리 외국인 노동자 수용을 6개월간 제한하는 조치가 시행되었고, 퀘벡 정부는 최근 국제 학생 유입을 줄이기 위한 법안을 추진 중이다.

연방정부와의 이민 정책 갈등 격화

퀘벡 주는 이민 정책과 관련해 캐나다 연방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주 정부는 자체적인 이민자 선별 권한 확대를 요구하며 특히 난민 신청자들을 타지역으로 재배치할 수 있는 권한을 요청해왔다.

한편, 캐나다 연방정부는 최근 영주권 발급 목표를 내년부터 21% 축소하겠다고 발표했으나, 퀘벡은 이보다 더욱 과감한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로베르주 장관은 “퀘벡은 연방정부가 이민 수를 더욱 낮추길 원하지만, 이번 조치는 긍정적 변화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마크 밀러(Marc Miller) 캐나다 이민부 장관은 “퀘벡이 이민 통제 권한을 갖는 것은 당연하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여전히 미비하다”며 퀘벡 주의 구체적 이민 계획을 재차 촉구했다. 밀러 장관은 퀘벡 주 이민자들이 타지역으로 이동하길 희망할 경우 캐나다 연방정부가 프랑스어 사용 지역에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퀘벡 경제계, 노동력 부족 심화 우려

퀘벡 제조업 및 수출 협회(MEQ)는 주 정부의 이번 조치가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협회는 주 정부가 이번 중단 결정을 내리기 전 산업계와 충분한 논의가 없었다며, 특히 제조업 부문에서 노동력 부족 문제가 심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퀘벡 주 제조업계는 현재 약 1만3천 개의 일자리가 비어 있으며, 이는 산업 활동과 생산성에 타격을 줄 수 있다. MEQ 공공 업무 담당 부사장 줄리 화이트(Julie White)는 “제조업체들은 일자리 공백과 노동력 감소라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퀘벡 주 정부의 이민 정책 강화 조치는 이민자 유입 통제와 노동력 수급이라는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퀘벡의 과제를 부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