퀘벡주, 이민자 자녀 보육시설 퇴출 방침 일부 철회…“기존 등록 아동은 예외”

퀘벡주 정부가 개방형 취업 허가증(open work permit)을 소지한 이민자 부모의 자녀에 대해 보조금 지원 보육시설(데이케어) 이용을 제한하겠다는 기존 방침을 일부 철회했다. 이에 따라 현재 등록돼 있는 아동들은 서류 심사 중이라 하더라도 당분간은 기존 보육시설을 계속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조치는 지난 7월 9일 가족부가 내린 지침을 뒤집는 것으로, 당시 정부는 개방형 취업 허가증을 가진 부모의 자녀는 더 이상 보조금 지원 대상이 아니라며 관련 보육 계약 해지를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해당 지침이 시행되면서 당장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진 이민자 가정들이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하자, 현장과 정치권에서는 강한 반발이 일었다.

실바나 월리스(Silvana Wallace) 퀘벡 소아보육 종사자 연맹(Fédération des intervenantes en Petite Enfance du Québec) 부대표는 “이 조치로 인해 수많은 가족이 위기 상황에 몰렸다”며 “부모들이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생계까지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퀘벡 가족부는 지난 26일 각 보육시설에 공문을 보내, 기존에 등록된 아동에 한해서는 보육 계약을 유지하라고 지시했다. 다만 신규 등록 아동에 대해서는 여전히 제한 조치가 적용된다고 밝혔다.

수잔 루아(Suzanne Roy) 퀘벡주 가족부 장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X)를 통해 “현재 등록된 아동의 계약은 유지되며, 서류 심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해지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규정은 여전히 유효하며, 향후 신규 등록 아동은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루아 장관은 해당 규제가 지난 1997년부터 존재해온 것으로, 퀘벡 시민 가정을 우선 보호하기 위한 취지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정부의 해석이 부적절하다는 반박이 나온다. 변호사 올가 레드코(Olga Redko)는 “정부가 규정을 오독하고 있다”며 “현재 법령은 개방형 취업 허가 소지자에게도 보조금 지원 데이케어 이용 권리를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레드코 변호사가 속한 로펌 IMK는 이번 지침에 반발해 소송을 검토 중인 두 가족을 대리하고 있다.

레드코 변호사는 “보조금이 없는 사설 보육시설은 하루 45달러 이상으로, 많은 이민자 가정이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이라며 “정부의 방침은 부모들을 선택의 여지 없이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퀘벡 자유당의 제니퍼 매카로니 의원은 “CAQ 정부가 존재하지 않던 문제를 인위적으로 만들고, 이를 해결하는 척하며 정치적 입지를 다지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아이들이 프랑스어를 배우고 퀘벡 사회에 통합되기 위해서는 조기교육이 핵심”이라며 “보육 접근성을 제한하는 것은 이민자 아동의 공정한 출발을 막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와 옹호 단체들은 이번 조치를 ‘비인도적’이라고 지적하며, 정부가 해당 지침을 전면 폐기하고 보편적 보육권 보장을 위한 정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기존 방침을 유지할 뜻을 밝힌 가운데, 향후 신규 등록 아동에 대한 보육 지원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