퀘벡 주 정부가 유학생 수를 제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새로운 법안을 발의했다. 이번 법안은 최근 비영주권자 수의 급격한 증가로 인한 경제적·사회적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특히 유학생의 비중을 조정함으로써 프랑스어 사용을 강화하고, 지역 균형을 도모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장-프랑수아 로베르주(Jean-François Roberge) 퀘벡주 이민부 장관은 지난 10일 퀘벡 의회에 법안을 제출하면서, “최근 몇 년 동안 퀘벡 주에 체류하는 비영주권자의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며 이번 법안의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비영주권자 수가 30만 명에서 60만 명으로 두 배 늘어났다”라고 밝히며, 이 중 상당수가 유학생과 같은 임시 이민자임을 강조했다.
특히 유학생 수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로베르주 장관에 따르면 지난해 퀘벡 주에서 체류한 유학생 수는 약 12만 명에 달했으며, 이는 2014년의 5만 명에서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그는 “퀘벡 주는 임시 이민을 줄이기 위해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으며, 유학생 수도 그 대상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새로 발의된 법안은 주 정부가 유학생 수를 제한할 수 있는 권한을 구체화하고 있다. 법안에 따르면 주 정부는 지역별, 교육기관별, 학위 수준 및 프로그램별로 유학생의 수를 조정할 수 있다. 이는 특정 지역이나 교육기관이 유학생의 비중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을 방지하고,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목적이 있다.
장관은 “일부 지역 프로그램의 경우 유학생 없이는 운영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라며, 이번 법안이 그러한 프로그램을 보호하면서도 전체적인 유학생 수를 효율적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유학생 수가 과도하게 많아지면 퀘벡 주의 교육 및 사회 인프라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퀘벡 주는 유학생 수를 제한하는 동시에, 다른 주에서 오는 비프랑스어권 학생들의 유입을 줄이기 위해 등록금을 인상하는 추가 조치도 시행 중이다. 퀘벡은 올해 초 타주 출신 학생들의 대학 등록금을 33% 인상했으며, 이는 주로 영어를 사용하는 학생들의 유입을 줄이고, 주의 프랑스어 사용 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로베르주 장관은 “비프랑스어권 학생들이 퀘벡주의 대학교에 많이 진학하면서 프랑스어 사용이 위협받고 있다”며, 이러한 조치가 퀘벡주의 언어적 정체성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퀘벡주는 프랑스어가 중심이 되는 사회이며, 이를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번 법안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특히 주 내 여러 대학과 교육기관들은 유학생 수 제한이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유학생들은 주로 대학 연구 및 운영 자금의 주요 원천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유학생 수 감소는 교육기관에 재정적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일부 전문가들은 주의 경제 발전과 인구 증가에 유학생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지나치게 급격한 유학생 수 제한은 장기적으로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주 정부는 이번 법안이 장기적으로 퀘벡주의 인구 및 경제 균형을 맞추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로베르주 장관은 “유학생을 비롯한 임시 이민자는 퀘벡 주 경제에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지만, 그 수를 조절하지 않으면 퀘벡의 자원과 인프라가 과도하게 소모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주 정부는 이번 법안이 시행될 경우, 지역 및 기관별로 적절한 유학생 수를 유지하면서도,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하고 프랑스어 사용이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