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축구 마쉬 감독 “트럼프 ’51번째 주’ 발언 부끄러워”

제시 마쉬 캐나다 축구대표팀 감독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미국인으로 캐나다 축구대표팀을 지휘하는 제시 마쉬 감독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캐나다를 51번째 주(州)로 만들겠다”는 발언에 대해 “부끄럽다”고 말했다.

28일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마쉬 감독은 전날 열린 2024-2025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네이션스리그 4강 토너먼트 미디어 행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기 전부터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만들겠다는 발언을 여러 번 했다.

마쉬 감독은 이날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메시지 하나를 대통령에게 전하고 싶다. 캐나다를 51번째 주로 삼겠다는 터무니없는 발언을 그만두라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미국인으로서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된, 가장 강력한, 가장 충실한 동맹국에 보여준 오만함과 무례함에 대해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공교롭게도 이번 대회 결승전이나 3위 결정전에서 캐나다와 미국이 맞붙을 수 있다.

캐나다는 준결승에서 멕시코를 상대하며, 미국은 파나마에 승리하면 결승에 오른다.

4강 토너먼트 두 경기는 내달 20∼2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마쉬 감독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캐나다 선수들의 승리욕을 고취할 거라고 강조했다.

그는 “캐나다는 강하고 독립적인 국가로, 품위에 깊은 뿌리를 내리고 있으며 높은 수준의 윤리와 존중을 중시하는 나라”라면서 “이건 미국이 보여주는 무례하고 종종 증오에 찬 분위기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달 뒤 경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우리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을 것이다. 국가를 위해 뛰어야 한다는 정신력과 의지, 경기를 장악하려는 열망, 캐나다인의 품격을 우리 선수들이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 미국 대표로는 오구치 온예우 미국축구협회 부회장이 참석했다.

온예우 부회장은 정치와 관련된 질문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

마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13경기에서 6승을 올린 캐나다는 이번 네이션스리그에서 사상 첫 우승에 도전한다.

앞서 세 차례 대회에서는 모두 미국이 우승해 3연패를 이뤘다.

캐나다는 두 번째 대회였던 2022-2023시즌 대회 결승에서 미국에 져 준우승한 게 네이션스리그 최고 성적이다.

마쉬 감독은 지난해 한국축구대표팀 감독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됐으나 대한축구협회와 협상이 결렬된 뒤 캐나다 지휘봉을 잡았다.

현역 시절 오른쪽 수비수였던 마쉬 감독은 미국 대표팀에서 A매치 2경기를 뛰었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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